(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서울채권시장에서 올해 중 불패로 인식됐던 수익률 곡선 플래트닝 전략을 유지해야 할지를 두고 참가자들의 고민이 커졌다.

미국 채권 수익률 곡선이 역전됐다가 다시 정상화하는 등 되돌림 되는 분위기인 데다 국고채 수급 이슈까지 있어서다.

21일 연합인포맥스 시가평가 Matrix 일별추이(화면번호 4789)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10년물 대비 3년물 스프레드는 10bp였다. 초장기 스프레드로 분류되는 국고채 30년물 대비 10년물 스프레드는 마이너스(-) 1.5bp를 나타냈다.

최근 국고채 스프레드는 지속해서 좁혀졌다. 지난 16일에는 국고채 10년물 대비 3년물 스프레드가 7.8bp, 국고채 30년물 대비 10년물 스프레드가 -3.2bp까지 좁혀지기도 했다.

미국 장단기 스프레드 역전이 해소되면서 국고채 스프레드도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다.

국고채 금리가 1%대 초반까지 내려오면서 레벨 부담이 확산하는 데다 익일 국고채 발행계획을 앞두고 시장참가자들의 수익률 곡선 고민이 커지고 있다.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을 이유로 미 수익률 곡선이 벌어지는 동안 한국은 이를 온전히 반영하지 않았다.

미국 수익률 곡선이 단기간에 5bp 이상 벌어지는 동안 한국은 커브가 2bp 정도 스티프닝되는 데 그쳤다.

시장참가자들이 고민하는 이슈 중 또 다른 하나는 국고채 수급이다.

정부의 적자국채 발행이 어느 만기에 집중되는지에 따라 수익률 곡선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채권시장에서는 내달 적어도 2조원 이상의 적자국채가 발행되면서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당초 채권시장은 적자국채가 단기구간인 3년, 5년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장기투자기관의 초장기물 수요가 많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커브는 누울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하지만 최근 이들 시각에 변화가 감지됐다. 기획재정부가 장투기관의 수요를 고려해 적자국채 발행 구간을 조정할 수 있다는 의견이 힘을 받으면서 초장기 스프레드 역전 폭이 축소됐다.

시장참가자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플래트닝 전략은 유효하겠지만, 수급 이슈 등으로 쏠림이 급하게 되돌림 되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기재부가 처음에는 적자국채를 3년, 5년을 중심으로 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 결정을 못 했다고 하면서 뉘앙스가 좀 달라진 것을 느꼈다"며 "최근에 커브가 많이 플래트닝 된 데다 보험사의 초장기물 수요 등을 고려했을 때 정부가 적자국채를 만기별로 고루 나눌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채권 딜러는 "증권사가 최근 30년 롱 포지션을 많이 가져간 이유 중 상당 부분이 수급 이슈였는데 발행이 예상과 다르게 진행되면 커브가 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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