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전 세계적으로 마이너스 금리 채권의 규모가 급속도로 불어났으나 포용하기 매우 어려운 환경 변화라는 진단이 나온다고 CNBC가 20일(미국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거래가 가능한 세계 각국 채권의 3분의 1이 마이너스 금리 채권이라며 당분간 금리 하락세가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무역 전쟁과 세계 경제의 성장 둔화 우려 속에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서둘러 기준 금리를 인하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채권에 대거 몰려드는 상황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므로 수요 증가로 가격이 오르면 금리는 하락한다.

매체는 미국 국채 금리도 마이너스 영역에 진입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면서 적어도 저점 경신 행진은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독일을 비롯한 주요국의 채권 금리가 이미 마이너스로 반전돼 미국 국채의 투자 매력이 한층 더 돋보인다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JP모건에 따르면 현재 독일과 네덜란드, 덴마크, 핀란드의 국채 금리는 장단기 모두 마이너스로 떨어진 상태다.

웰스파고의 마이클 슈마허 금리 디렉터는 "저축자나 투자자에게 채권 금리 하락은 우울한 소식"이라며 "마이너스 금리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개념으로 금융 시스템에 최악"이라고 지적했다.

JP모건은 "중앙은행들의 마이너스 금리 실험은 부양책이라기보단 정책 실수"라면서 "은행과 소비자, 기업 신뢰를 훼손하는 불확실하고 비정상적인 환경을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요국 국채 금리 현황 ※출처: CNBC>

전문가들은 국채 금리가 빠른 속도로 반등할 경우 무질서와 고통이 뒤따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슈마허 디렉터는 "국채 시장의 거품이 터질 때 잘못된 포지션을 취한 경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유혈이 낭자한(bloody) 상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의 짐 캐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이 갑자기 채권이 덜 매력적이라고 느끼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무질서한 상황이 펼쳐질 텐데 아직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위험 요소 중 하나"라고 판단했다.

변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으로 갈등이 해소되면 미국 국채 금리가 반등할 것으로 점쳐졌다.

캐론 매니저는 "시장이 경기 부양과 성장 조짐을 느끼기 시작하면 채권 투자를 멈춰야 한다"며 "무역 갈등이 촉발한 성장 우려가 사라지면 금리가 방향을 틀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플레이션도 국채 금리 하락에 제동을 걸 요인으로 지목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한스 미켈센 회사채 전략가는 무역 갈등의 해소 외에도 금리를 반등시킬 시나리오가 있다면서 "중앙은행들이 바라던 대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데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 반등을 악재로만 볼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슈마허 디렉터는 "경제와 금융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결과일 수 있다"며 채권 시장의 거품이 터지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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