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월가 대형 은행들이 부실한 모기지 대출 규모를 키우고 있다. 역사적으로 낮은 채권금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일부 신용평가사들은 중대한 상환 쇼크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JP모건과 웰스파고에 이어 크레디트 스위스(CS)와 씨티그룹 등이 모기지 채권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들 은행은 주택 소유주에게 대출을 확장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하는데, 대출자의 소득 수준을 대체 방식을 활용해 검증하곤 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거의 '닌자 대출'을 연상케 한다고 지적했다. 닌자 대출이란 일자리나 자산, 수입이 없는(No income, No Job or AssetㆍNINJA) 고위험 채무자에 주택 자금을 빌려주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중개 기관을 끼지 않는 '비기관(Non-agency)'형 모기지가 차세대 모기지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비기관형 모기지란 정부 담보 형태인 패니메이와 프레디 맥 등의 기관을 통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유통되는 채권을 통해 거래하는 모기지 시장을 뜻한다.

이런 자체 유통 모기지 채권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는 월가에서 매년 수조달러를 발행할 정도로 크게 유행했다. 금융위기로 미국 당국이 이를 철저히 통제했고, 그 뒤로는 기관형 모기지 시장이 성장했다.

최근 들어 비기관형 모기지 채권이 다시 부상하며 작은 비중이지만 성장세를 보인다고 마켓워치는 설명했다.

어번 인스터튜트에 따르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등 기관을 거치는 기관형 모기지 채권은 전체 모기지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자체 유통 모기지는 4.2%의 비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CS와 씨티그룹이 발행하는 채권은 자체 유통 모기지에서도 매우 작은 부분인 비적격(non-QM) 채권이다. 비적격 대출은 규제 당국이 정한 엄격한 적격성 모기지 대출 기준을 크게 벗어난다.

지난 금융위기를 초래한 서브프라임 모기지도 프레디맥과 패니메이의 매입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비적격 모기지로 분류된다.

이런 비적격 모기지에는 더욱더 높은 금리로 재설정이 가능하고 대출자의 경제적 부담을 압박하는 '조정가능형 금리' 모기지가 포함된다. 소득 서류를 제출하기 어려운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도 비적격 모기지의 하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런 신종 모기지 상품이 현재까지는 잘 되고 있다"면서도 "자영업자에게 완벽한 소득 신고서 대신 대체 소득 문서에 의존해 대출하는 것은 주의를 요망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특히, 비적격 거래에서 이런 부분이 활용되는 것은 지난 2016년 이후 두 배나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채권평가사인 크롬은 CS가 발행한 신종 모기지 채권에 가장 높은 AAA등급을 부여하면서도 "역사적으로 낮은 금리에서 비롯된 '조정가능형 금리' 모기지는 특히나 중대한 상환 쇼크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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