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노요빈 기자 = 서울 채권시장이 급격히 약세로 돌아서면서 강세를 재개하기 위한 추가 재료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시장참가자들은 단기적으로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입장을 밝힐 잭슨홀 미팅에서, 중장기적으로는 홍콩 시위 사태의 추이에서 강세 재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22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3년 금리는 5.5bp, 10년 금리는 7.9bp 급등했다. 1.0%대 문턱을 오가던 3년 금리는 단숨에 1.156%로 올랐다.

전일 금리 급등에는 금융당국이 준비중인 '제2 안심전환대출'과 관련 대규모 MBS 물량이 시장에 풀릴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다.

MBS는 총 20조 원 규모로 예상되지만 올해 말께 약 6조 원의 물량이 먼저 풀리고, 나머지 수량은 내년에 발행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의 분위기가 약세로 급변한 가운데 시장참가자들은 반전의 계기로 잭슨홀 미팅을 주목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잭슨홀 연설에서 파월 연준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면서 지켜온 소신을 바꾼다면 시장이 반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연준의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그는 지난 21일(현지시간)에도 "파월 의장이 큰 폭의 금리 인하라는 올바른 일을 한다면 미국은 대폭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MBS 등) 수급적인 부분은 단기에 완화될 여지가 크다"며 "파월 의장의 연설 내용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가 중기적 조정이라고 말한 부분을 더 강화하면서 이를 유지하겠다는 방향으로 말한다면 국내 금리는 추가 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23일(현지시간)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중장기적 강세 모멘텀으로는 홍콩 시위 사태가 주목을 받는다. 중국 정부는 일부 강경 시위대의 행동을 '테러리즘에 가까운 행위'로 비난하면서 소요 사태가 일어날 경우 개입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

홍콩 시위가 제2의 '톈안먼(天安門)사건'으로 번질 경우 서방 국가는 이를 묵과하기 어렵다. 서방이 중국의 군사 행동을 응징하기 위해 제재에 나서면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길이 막히고, 중국의 성장률은 추락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

실제로 중국 성장률은 1989년 톈안먼 사건을 겪으면서 1988년 11.2%에서, 1989년 4.2%, 1990년 3.9%로 추락한 바 있다.

금융시장의 한 관계자는 "홍콩 시위 사태 악화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오히려 크지 않다고 본다"며 "중국 정부의 강경 진압이 서방의 제재로 이어질 수 있는 점이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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