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한국은행은 한국의 수출과 설비투자가 당분간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수출규제가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는 제한적이지만 장기화할 경우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 보고에서 "대외 여건 악화로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1월부터 7월 중 전체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8.9% 감소했다. 이 중 반도체와 석유류 제품의 기여도는 마이너스(-) 6.4%포인트였다.

메모리 반도체 단가 하락세가 심화한 건 미국의 중국 기업 거래 제한 등으로 글로벌 IT 관련 투자가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진단했다.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중국 수입수요 둔화와 글로벌 교역심리 위축도 수출 물량 감소로 연결됐다.

중국의 전체 수입 증가율은 올해 1분기에는 -4.5%였고 지난달에는 -5.6%까지 낮아졌다.

지난 5~6월 중 미·중 무역 분쟁 관련 불확실성이 증대된 후 한국 수출물량 감소 폭이 확대됐다. 수출물량지수 증가율은 올해 1분기 -2.6%에서 지난 6월은 -7.3%까지 하락했다.

다만 자동차 수출은 올해 중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고, 선박 수출도 2분기 이후 증가로 전환했다.

수출과 연계성이 큰 설비투자도 2분기 이후 감소 흐름이 이어졌다. 반도체 부문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됐기 때문이다.

한은은 IT 부문이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부진이 심화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미·중 무역 분쟁 심화 현상이 수출을 부진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양국 간 갈등 과정에서 중국 수입 수요가 더 둔화하면 한국의 대중국 감소 폭이 확대될 수 있어서다.

일본 수출규제 역시 상황이 악화할 경우 생산과 수출을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은은 언급했다.

일본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이 높으면서 일본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이 높은 반도체 소재, 특수목적용 기계, 정밀화학제품 등에 대한 일본 수출규제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또, 수출규제가 장기화할 경우 미래 신산업인 비메모리 반도체, 친환경 자동차 등의 발전이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노딜 브렉시트 현실화 여부도 불확실성으로 꼽았다.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거나 다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나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한국 경제가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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