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중국이 단기적으로는 흔들리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유망하다고 보는 금융기관이나 투자자들이 여전히 많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2일 보도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2019년 1~6월 중국 자본유출 규모는 1천370억 달러로, 위안화 쇼크가 있었던 2015년과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으로 보호주의 우려가 퍼졌던 2016년 이후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 1~3월 비거주자의 대중국 투자도 직접투자, 유가증권투자 합산 기준으로 550억 달러를 기록해 작년 4분기 대비 약 20%, 전년 동기 대비 70% 가까이 감소했다.

IIF는 거주자와 비거주자 모두 위안화 가치 하락을 전망하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며, 자본유출이 계속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콩 대규모 시위가 수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제2 톈안먼광장 사태' 우려마저 부상하면서 투자자들도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운용사 블랙록은 9월 초 홍콩에서 예정돼 있던 행사를 내년 2월로 연기했다.

신문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현실적인 타협점을 찾고, 홍콩 문제에 대해 강경한 언행을 삼가는 것이 중국에 합리적인 선택일지 모르나 현실은 좀처럼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매체는 세계 패권을 넘보는 강대국의 의지도 있겠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시각이 많다는 점도 중국의 버팀목이 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신문은 이벤트를 연기한 블랙록도 중국 사업에 왕성한 의욕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작년 연례보고서에서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의 목표는 중국 최대 자산회사 가운데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핑크 CEO처럼 중국을 유망하게 보는 운용업계 사람을 만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분산투자로 유명한 온타리오주교원연금기금(OTPP)의 론 목 CEO는 향후 3~5년간 홍콩 기반의 진용을 대폭 늘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 금융기업 UBS의 악셀 베버 회장은 6월 인터뷰에서 "중국이 장기적으로 중요한 시장임에는 변함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무역마찰로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결국 다음 발전 단계가 올 것"이라며 "인내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대형 운용사인 인베스코는 최근 세계 국부펀드와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향후 3년 시간축으로 본 각국 시장 매력도'를 조사했다. 10단계 평점에서 10이 최고, 0이 최저다.

이 조사에 따르면 가장 매력적인 곳은 7.8을 받은 미국이었고, 아시아에서는 인도와 중국이 각각 6.6, 6.1을 받았다.

다만 미국은 2년 전 조사 때보다 0.2포인트 하락했고 중국은 0.9포인트 상승해 상승폭이 인도를 제치고 전체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은 현재 경제에 많은 문제를 안고 있고 자본유출도 심각하지만 긴 안목으로 봤을 때 투자자들의 중국 투자 의욕은 여전히 강하다고 볼 수 있다.

홍콩에 소재한 미국계 펀드의 정치 담당 애널리스트는 "바로 이 점이 베이징에 일종의 자신감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는 장기 자금 운용을 담당하는 투자자들이 관점이 변화하면 홍콩 문제와 무역마찰 국면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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