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3일 달러-원 환율은 1,210원을 상회하며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일 우리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한일 관계는 물론 한미 관계에서도 불확실성이 커진 점을 반영할 전망이다.

청와대 측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미국이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한 데 대해 미 정부 소식통은 "불만족스럽다"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서면서 불안이 증폭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우리(미국)는 한국이 정보공유 합의에 대해 내린 결정을 보게 돼 실망했다"고 말했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 직후 4~5원가량 속등하며 상승 조짐을 보였다.

심리적 악재에 따라 이날 개장 이후에도 시장에 남은 숏포지션이 꺾이면서 달러-원 방향은 위쪽을 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관련 충격이 NDF에서 흡수된 데다 일본에서 추가적인 제재나 발언이 없다면 즉각적으로 금융시장이 패닉을 보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상단은 1,215원대 부근에서 막힐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증권 시장이다.

코스피가 리스크오프에 따라 낙폭을 키울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흐름이 이어지면서 달러 매수 신호를 더할 수 있다.

대외 재료를 살펴보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 대기 모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금리 인하는 '중간 사이클 조정'이라고 언급했던 파월 의장이 향후 꾸준한 금리 인하를 시사하며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나타낼 수 있다.

달러-원 환율이 NDF 종가 부근에서 상승 출발한 후 추가로 고점을 높이더라도 추격 매수가 급히 따라붙기 어려운 이유다.

한편 연준 인사들은 매파적인 발언을 냈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잭슨홀 회의가 열리는 와이오밍에서 진행한 CNBC 인터뷰에서 7월 금리 인하는 불필요했다면서, 경제는 연준의 목표를 달성하기에 좋은 위치라고 주장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도 추가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보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추가 금리 인하를 피하고 싶지만, 필요할 경우 금리를 내리는 데 열려있다는 다소 신중한 발언을 했다.

미국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정보제공업체 IHS 마킷이 발표한 8월 미국 제조업 PMI 예비치는 49.9로, 월가 예상 50.3을 하회했다. 2009년 9월 이후 처음으로 중립인 50.0을 밑돌아 위축 국면을 가리켰다.

반면 유로존 경제 지표는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의 8월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1.8로, 전문가 전망치 51.0과 7월 확정치 51.5를 모두 웃돌았다.

수급상 수출업체 네고 물량 등 매도 우위가 이어지고 있어 1,210원대 중반에선 수급발 저항이 나타날 수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9.51포인트(0.19%) 상승한 26,252.2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48포인트(0.05%) 내린 2,922.9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8.82포인트(0.36%) 하락한 7,991.39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9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207.40원) 대비 3.05원 오른 1,209.55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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