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환시의 시선도 파월 의장의 입에 쏠린다.

미국 2년물과 10년물 국채금리 역전 등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에서 연설한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등으로 상승 압력을 받는 달러-원 환율도 잭슨홀 연설을 앞둔 관망세에 급등세가 제한되는 모습이다.

글로벌 시장은 대체로 향후 금리 인하 경로에 대한 파월 의장의 시각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파월 의장이 현 금리 인하가 '중간 주기 조정'이라는 기존 시각을 유지할 경우 연준의 추가 인하가 담보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매파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이 경우 글로벌 달러화는 강세 압력을 받아 달러-원을 끌어올리게 된다.

반면 파월 의장이 현 금리 인하가 침체를 막기 위한 보험성 인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말할 경우 시장은 이를 비둘기파적인 기조로 해석할 수 있다.

서울환시 외환딜러들은 파월 의장의 연설에 따라 달러화의 향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연설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A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는 "파월 의장의 발언에 따라 달러의 향방이 결정되기 때문에 주목도가 높다"며 "비둘기파적인 발언이 나오면 달러-원이 갭다운 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포지션을 일부 조정했다"고 말했다.

달러-원이 최근 1,210원대로 레벨을 높인 만큼 조정에 대비해 포지션을 일부 조정했다는 설명이다.

B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도 "잭슨홀에서 파월이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할 경우 그간 서울환시에 쌓여있던 롱 포지션이 정리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잭슨홀 연설에서 의미 있는 발언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유력한 만큼 관망세도 짙은 모습이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도 시장의 예상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고, 최근 미국의 경제 지표가 탄탄한 점이 확인된 만큼 파월 의장이 급격한 입장 변화를 주기에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C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는 "파월 의장이 잭슨홀에서 새로운 얘기를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예상에 부합한 7월 FOMC 의사록 등을 고려했을 때 기존의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시장이 잭슨홀 연설에 실망할 경우 서울환시에서는 수급에 따른 레인지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일 경제전쟁, 우리나라 수출 부진 및 경기 둔화 우려 등 펀더멘털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달러-원의 중장기적 방향은 위쪽을 향하고 있지만, 최근 환율이 1,200원 이상으로 레벨을 높인 만큼 추가 상승에 대한 확신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국 경계도 강한 상황에서 당분간 수급에 좌우되는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D 외국계 은행의 딜러는 "시장이 현재 레벨에 대해 자신이 없는 모습이다"며 "방향은 위쪽이지만 추가 상승은 부담스러워 FOMC 등 추가 재료를 탐색하며 방향을 고민할 것 같다"고 말했다.

E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원화에 관련된 악재나 우리 경제 펀더멘털에 관련된 본질적 사안은 전혀 개선되지 않은 상황이다"며 "달러-원의 추세가 전환되기 위해서는 우리 펀더멘털 우려, 미·중 무역갈등, 한일 경제전쟁 등의 본질적 이슈에 대한 진전이 필요한데 이에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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