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200원 선 하향 돌파가 더욱 어려워졌다.

꾸준한 중공업 수주 등 수급상 매도 우위가 이어지면서 기간 조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미중 무역 긴장, 홍콩 사태에 더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이슈까지 불거지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23일 서울환시에서 달러-원 환율은 1,210원 상단에서 출발 후 오전 11시 9분 1,214.80원까지 상승했다.

일부 숏포지션이 커버되면서 재차 1,210원 위를 상회했고 1,215원 저항선을 향해 오르는 모습이다.

지난 5일 1,200원대 상향 돌파된 후 이날까지 지난 21일 하루를 제외하고 1,200원대가 유지되면서 하방 경직성을 이어가는 셈이다.

단기적 재료, 펀더멘털이 원화 약세를 가리키는 데다 기술적 지표상으로도 1,200원이 단단한 지지선으로 작용하고 있다.

◇ 재료·펀더멘털은 위, 수급은 아래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지소미아 종료 이슈에 따른 증권 시장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한 차례 쇼크가 흡수된데다 코스피도 1,950선을 회복하면서 장중 패닉 장세가 나타나고 있진 않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정치적 이슈를 '컨트리 리스크'로 인식하면서 향후 투자 심리가 악화된다면 재차 달러-원을 끌어올릴 수 있어서다.

원화를 둘러싼 펀더멘털 여건은 이번 주 집중적으로 악화됐다.

이 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3% 감소했고 일평균 수출액도 줄어드는 추세인 데다 반도체 업황 부진도 여전하다.

여기에 매파적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발언과 한일 관계 악화까지 원화 약세 재료는 계속해서 쌓여만 가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엔화나 원화에서 급격한 불안은 없으나 주식 시장이 관건"이라며 "지소미아 종료가 달러-원 환율이 저점을 찍고 다시 반등하는 시기에 터져서 장중 변동성 경계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전일까지 숏뷰였으나 지소미아 파기 이후 역외에서부터 달러-원 1,213원을 향해 올랐다"며 "일차적으론 NDF에서 소화가 됐지만 지소미아 종료 이슈가 미중 무역갈등보다 더욱 우리나라에 직접 관련된 것이라 중장기적으로 심리적 악재가 늘어났다. 1,215원선 상단을 향해 오르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기술적 지표는…데드크로스 직전 반등

여기에 기술적 지표상으로도 강력한 지지선이 보인다.

달러-원 환율이 20일 이동평균선인 1,202.38원에서 하단 지지를 받는 가운데 단기 이평선도 다시 위로 향하고 있다.

전일까지 달러-원 흐름이 무거워 단기 이평선이 장기 이평선을 하향 교차하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하기 직전이었으나 다시 반등하면서 격차가 벌어졌다.

일목균형표 상으로도 전환선 아래에서 등락하며 점차 하방 신호를 보이던 달러-원은 이날 전환선 위로 올라섰다.

달러-원이 그간 1,210원 선 부근에서 저항에 부딪히면서 이동평균 수렴·확산지수(MACD)가 하향 신호를 보내고 있으나 다시 상승 신호로 바뀔 여지도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대내외 불확실성 재료가 국내증시 투자 심리 훼손과 달러 롱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며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이후 시작된 양국의 갈등이 확산하면서 지소미아를 종료하기로 결정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심리가 훼손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진단했다.

민 연구원은 이어 "또 지역 연은 총재의 매파적 발언으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시장의 9월 50bp 금리 인하 기대를 저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며 "연준이 경기침체로부터 시장을 구원하지 않을 것이란 공포 심리로 이어져 달러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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