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거세진 가운데 시장 개입 우려도 생겨나 큰 폭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3일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5.343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6.402엔보다 1.059엔(1.00%)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1415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0821달러보다 0.00594달러(0.54%)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7.36엔을 기록, 전장 117.91엔보다 0.55엔(0.47%)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54% 내린 97.655를 기록했다. 이번 주 0.53% 내렸다.

미국과 중국이 강경 조치로 맞서는 등 무역 긴장이 한층 고조돼 달러는 하락했다.

중국은 미국산 제품 750억 달러에 5~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달 초 미국의 중국산 제품 추가 관세 부과 예고에 보복 조치다.

미국 역시 중국의 관세에 대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은 필요 없다"며 미국 기업들에 중국의 대체처를 찾으라고 지시했다.

무역 분쟁에 대규모 달러 매도세가 나왔다. 유로는 달러에 최근 3주, 엔과 프랑은 1주 동안 가장 강했다.

뉴욕증시가 급락하는 등 위험회피가 커져 미 국채수익률은 다시 가파르게 떨어졌다. 이 역시 달러에 부담을 줬다.

달러는 무역 분쟁을 벌이는 중국 위안화에만 강세를 보였다. 역외 위안은 2주 이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마빈 로 선임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미국 국채와 달러의 반응을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발언이 미국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실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경기 확장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히며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명확한 힌트를 주지 않았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은 아무것도 한 게 없다"며 매우 약한 연준과 함께 달러 강세를 재차 비판했다. 시장에 잠재해 있는 개입 공포가 되살아났다.

시장 개입은 배제하는 게 원칙이라는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의 발언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반복해서 달러 강세에 불만을 내비치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가 달러 가치를 낮추기 위한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선임 외환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이 폭발했고, 시장은 이를 보면서 달러 약세를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추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침체 우려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질수록 달러 선호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폴리 전략가는 "개입 결정이 내려진다면 미국 재무부의 정책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G7 국가들의 엄청난 비난에도 직면할 것"이라며 "개입이 없다면 달러는 위험 회피에 따른 강한 수요에 힘입어 탄탄한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탠다드 뱅크의 스티븐 바로우 주요 10개 전략 대표는 "미국의 개입은 초가에는 달러 하락 반응을 끌어낼 수 있지만, 점차 달러 강세를 키우는 역효과를 낼 것"이라며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시장의 역동성은 점차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를 키웠다"고 강조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는 유로-달러가 올해 말까지 1.08달러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초 전망치는 1.17달러였다.

BAML의 카말 샤마 주요 10개국 외환 전략가는 "달러 강세가 앞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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