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회의 연설에 대해 기존 입장을 고수한 데 그쳤다고 보고 달러 숏 재료로는 약하다고 26일 진단했다.

무엇보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재차 고조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린 데다 기대했던 '파월 풋'이 없어 달러-원이 리스크오프에 따른 상승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파월 의장은 지난 22일에서 24일까지 진행된 잭슨홀 콘퍼런스에서 '통화정책의 도전'을 주제로 연설에 나서 "지난해 중반 이후 글로벌 성장 전망이 악화했으며,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글로벌 성장 둔화와 미 제조업 및 자본지출 약화 등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의 경기 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할 것"이라는 언급이 반복돼 상황에 따라 기준금리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유지됐으나 새로운 재료는 없었다.

또 무역갈등의 경제 악영향을 주시하며 정책을 조정할 수 있다고 했지만, 통화 정책이 무역 문제를 시정할 수 없다는 한계도 언급했다.

서울환시의 외환딜러들은 파월 의장이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는 유지했다고 보면서도 연준의 글로벌 경기 진단 악화, 미중 무역전쟁 격화 등 재료가 동시에 확인된 만큼 달러-원 환율이 1,220원 부근을 향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지난 7월 금리 인하가 보험성 인하였다고 선을 그었다면 충격이 컸을 텐데, 기존 스탠스를 고수한 것이라 상대적으로 약간 비둘기파적으로 보이는 것"이라며 "미중 무역 전쟁탈 달러 강세를 희석하기엔 역부족이고 중앙은행도 현실 인식을 안 좋게 하는 만큼 달러-원은 전고점 부근을 향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파월 의장 발언 믿고 숏 잡으면 힘들어지는 장"이라며 "미중 무역전쟁 격화에 묻힌 데다 파월 의장이 도비시(비둘기파적)하게 나오는 게 과연 이머징 통화에 좋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 경제가 이제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데 미국이 더 완화적으로 나올 경우 다른 나라는 마이너스 금리를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며 "달러-원 하락은 결국 심리 안정 혹은 수급 요인 외엔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외환딜러들은 이날 환시 향방은 미중 무역전쟁 관련 뉴스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고 시선을 빠르게 이동했다.

중국이 미국산 제품 추가 75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발표한 가운데 그동안 보류했던 미국산 자동차 관세 또한 예고했다.

C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파월 의장의 발언은 원론적인 내용에 그쳤다고 본다"며 "이후 중국의 관세 부과 소식이 들리면서 파월 의장 발언의 영향력이 희석됐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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