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격화와 미국의 통화완화 등에 미국 달러화의 안전자산 위상이 흔들릴 것으로 관측됐다.

26일 다우존스에 따르면 내셔널호주은행(NAB)의 로드리고 카트릴 외환 전략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긴장의 진원지라는 것을 고려할 때 달러화가 강력한 안전 피난처의 특징을 보여주는 데 실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달러화가 안전자산이라는 데 의구심이 생긴다는 게 카트릴 전략가의 설명이다.

중국은 미국산 제품 추가 75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발표했다. 그동안 보류했던 미국산 자동차 관세도 예고했다. 미국의 중국산 제품 추가 3천억 달러에 대한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필요 없다"며 강력하게 반발했으며, 미국 기업들에 당장 중국 대체처를 찾으라고 지시했다. 기업(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옮겨 오는 방안 등도 이에 포함된다.

카트릴 전략가는 "달러화는 혼재된 방향성을 띨 것"이라며 "신흥국 통화와 성장에 민감한 호주달러화 등에 대해서는 강세를 보이겠지만,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화, 유로화 등에 대해서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로화에 대한 달러 약세에 대해 "글로벌 무역이 갑작스레 중단될 경우 독일과 유럽의 성장 엔진은 큰 손실을 보겠지만, 유럽연합(EU)이 세계 최대 채권자라는 사실에 유로화는 계속 이득을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웨스트팩의 숀 칼로우 외환 전략가도 "미국 무역 정책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의 후퇴는 미국 달러화 성과의 급격한 다변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안전자산의 수요 속에 호주달러화와 뉴질랜드달러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통화 등에 대해서는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칼로우 전략가는 "중국 위안화와 밀접히 연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유로화와 일본 엔화는 더욱 공격적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완화책 속에 시장에서 계속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그는 "연준은 지난 잭슨홀 미팅에서 미국 경제에 대해 긍정적인 부분을 강조하려 했지만, 백악관은 비록 스스로 자초한 경제적 피해라도 더욱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취하려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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