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금융당국이 발표한 대환대출 프로그램인 '제2 안심전환대출' 신청 물량이 2015년 당시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대환대출 신청 자격 요건이 까다로워진 데다, 자격이 되는 사람들도 금리 하락기에 고정금리로 전환할 메리트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에 주택저당증권(MBS) 대량 발행에 따른 채권시장 충격도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26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전일 금융위원회는 연 1%대 대출금리가 적용되는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달 16일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당국이 예정한 공급 규모는 20조 원이며 금리는 연 1.85~2.2%다. 대환 프로그램의 금리는 시중은행의 기존 대출 상품보다 낮지만 신청 요건이 2015년의 1차 프로그램보다 깐깐해졌다.

2015년에는 소득의 제한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부부합산 8천500만원 이하인 부부에게 적용된다.

신청자의 보유주택수도 1주택으로 제한되며, 만기 일시상환도 불가능하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한도가 20조 원이고, 실제 규모는 12조 원 전후로 본다"며 "금리가 2015년과 달리 인하 추세인데 변동금리 대출자가 굳이 갈아탈 이유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2조 원은 지난 1차 안심전환대출 당시의 31조7천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문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1% 이하로 인하될 수 있는 상황에서 고정금리가 1.85~2.2%일 이유가 있을지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맞벌이의 경우 부부합산 소득이 8천500만원을 초과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며 "신청 물량이 많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MBS 물량이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당국 발표전 20조 원 내외의 물량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채권시장이 이미 한 차례 금리에 반영했고, 글로벌 금리 환경도 당시와 달리 하락세다.

2015년 1차 안심전환대출 출시 당시의 금리 오름세에는 독일 금리 급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당시 국내 채권금리가 크게 상승한데는 안심전환대출 외에도 독일금리가 급등했던 점이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며 "유로지역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돌아서고 유가도 상승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가 조기 종료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에는 2015년과 달리 글로벌 금리급등이 동반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며 "과거 사례를 통해 어느정도 학습효과가 있다는 점과 수급변수는 정보가 노출된 이후에는 영향력이 떨어지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번 이슈가 추세를 바꿀 변수는 아니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채권 딜러 역시 "안심전환대출 재료는 이미 반영됐다"며 "시장에서 큰 이슈가 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2015년 당시 국고채 10년(빨강)과 독일 국채 10년(초록) 금리 추이>



jhha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0시 1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