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글로벌 채권 시장이 저물가 장기화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으나 잘못된 판단이란 지적이 나왔다.

제임스 매킨토시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니스트는 25일(미국시간) 기고에서 채권 시장은 틀렸다며 인플레이션은 언젠가 돌아온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의 물가 부양 여력이 바닥났다는 인식이 있다며 30년 만기 미국 국채는 인플레이션을 1.6%로 보고 금리에 반영했고 같은 만기인 독일 국채는 장기 평균 인플레이션을 1.3%로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독일 국채가 반영한 물가 기대는 유가 폭락으로 디플레이션 공포가 확산한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매킨토시 칼럼니스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를 비롯한 중앙은행의 통화 완화 여력이 없고 각국 정부가 경기 하강에도 재정 부양 카드를 꺼내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모두 충족돼야 저물가 장기화 우려가 지속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연준을 포함해 중앙은행의 완화 여력이 남아 있는 게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 10여년 동안의 재정 긴축이 미래를 위해 더 좋은 선택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재정 부양책의 등장을 믿지 않을 텐데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고 매킨토시 칼럼니스트는 주장했다.

그는 향후 물가 상승세가 현재 채권 시장의 기대보다 더 강할 것이라며 중앙은행에 '헬리콥터 머니' 카드가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헬리콥터 머니 정책은 중앙은행이 정부에 직접 자금을 지원해 재정 지출이나 감세를 돕는 조치다.

마이너스 금리와 양적 완화 등 일부 비전통적 통화 완화 정책으로 물가를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는 사실이 일본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사례를 통해 확인된 만큼 매우 강력한 통화 완화 수단이 동원될 수 있다는 게 매킨토시 칼럼니스트의 견해다.

그는 확실한 인플레이션 자극 수단이지만 한번 시작하면 멈추기 어렵다는 위험성이 있다며 유럽 등에서는 불법성 시비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매킨토시 칼럼니스트는 헬리콥터 머니 정책에 대한 논의가 확산하고 있다며 최근 여러 명의 전직 중앙은행 관계자가 물가를 떠받칠 수단으로 거론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과 독일, 영국 정부가 중앙은행의 물가 부양에 최대한 협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위기라면서 물가가 수십 년 동안 낮게 유지될 것이란 기대는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매킨토시 칼럼니스트는 발상의 대전환이 이뤄지려면 디플레이션 현실화와 위기가 필요한 점을 채권 트레이더들이 주의해야 한다며 중앙은행과 정부가 급진적인 물가 부양 정책을 가동하기 전에 인플레이션과 채권 금리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국채 30년물이 반영한 인플레이션 기대 추이 ※출처: WSJ>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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