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정원 이민재 기자 =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일주일 앞두고 인수 의사를 공식화하는 대기업들이 거의 없자 흥행에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GS그룹과 신세계그룹이 인수전에 뛰어들지를 두고 막판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매각 열기가 살아날지 관심이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등을 고려해 인수전 참여의 '득과 실'에 대한 내부 계산은 어느 정도 끝냈지만, 최고경영자(CEO) 결정이 지연되면서 참여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GS 고위 관계자는 27일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고 실무적인 차원에서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단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인수를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이나 주관사 선정을 완료한 단계는 아니다"며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결정하면 자문사를 선정하겠지만, 아직 그 정도 단계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앞서, SK그룹과 한화그룹, 롯데그룹, CJ그룹 등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기업설명회(IR)와 최고위급 경영자의 언급 등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관심이 없다고 직·간접적으로 밝힌 바 있다.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과 한진칼 2대 주주인 사모펀드 KCGI가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했지만, 여전히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대기업들은 이번 인수전 참여에 선을 긋는 분위기다.

인수전 참여 가능성을 일부 열어둔 채 상황을 관망하고 있는 대기업은 GS 정도가 유일한 상황이다.

GS의 경우 정유·유통 부문에 국한된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위해 항공업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GS그룹이 일찌감치 로펌 등과 접촉하며 인수를 위한 '물밑작업'을 진행해왔다는 얘기도 들린다.

GS는 그룹 전체의 사업 리스크를 '헤지(Hedge)'하는 데 아시아나항공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제유가가 떨어질 경우 GS의 주력인 정유업은 재고평가손실이 커지는 구조인 반면, 항공업의 경우 항공유 부담이 줄면서 실적이 반대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 또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신세계는 공식적으로는 "인수에 관심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지난 6월부터 내부적으로 검토를 진행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경영진의 최종 판단만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는 주력 계열사인 이마트가 부진한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면세점·백화점·호텔 등 유통부문에서 신성장동력을 확실히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면세점을 통해 글로벌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만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신세계는 과거부터 항공 사업에 관심을 드러내왔다.

지난 2015년 금호산업이 매물로 나왔을 때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고, 2017년에는 티웨이항공을 2천억원에 인수하려다 마지막에 포기하기도 했다.

다만 신세계가 전통적으로 인수·합병(M&A) 시장에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점, 자금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 등에서 무리하게 인수에 뛰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매각을 앞두고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실적이 적자로 전환한 점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인수가(價)로 2조원 안팎이 거론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분기에만 1천241억원의 영업손실과 2천2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GS와 신세계 등이 향후 유찰 가능성 등을 감안해 인수 전략을 짤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현재 원매자들 사이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인수가가 지나치게 높게 형성돼 있다는 인식이 강한 편"이라며 "이렇다 보니 유찰을 통한 최대주주 지분의 가격조정이 선행되는 것이 매각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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