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잇따라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라인 일부를 가동 중단(셧다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으로 LCD 부문의 수익성 악화가 심화한 데 따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생산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27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패널을 월 12만 장 생산하는 충남 아산사업장 8.5세대 LCD 라인의 생산량을 줄였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감산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8.5세대 LCD 생산라인인 L8-1-1라인이나 L8-2-1라인 중 하나를 셧다운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경기 파주 8.5세대 LCD 라인의 가동률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올해 말까지 8.5세대 LCD 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OLED 설비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이처럼 LCD 생산을 축소한 것은, 중국 업체발 가격 경쟁이 심화한 데 따라 LCD 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7천5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은 그러나 아이폰X 판매 저조에 따라 애플이 당초 계약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물량을 주문하지 못하면서 삼성전자에 약 9천700억 원(8억 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한 데 따른 것이다.

보상금 요인을 제외하면 적자라는 의미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3천687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LCD 패널 가격이 하락하면서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5.0% 줄어든 5조4천억 원을 나타냈다.

LCD 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이처럼 악화하고 국내 업체들이 잇따라 생산량을 줄이는 것은 기술 격차가 축소되면서 중국 업체들이 물량을 쏟아내는 데 따른 것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는 LG디스플레이를 출하량 기준으로 제치고 2017년부터 전 세계 대형 LCD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LCD 부문이 수익성이 이처럼 악화한 데 따라 전일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마저도 "지금 LCD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독려할 정도였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LCD 의존을 줄이는 대신 OLED로의 생산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LCD 패널 물량을 쏟아내는 상황에서, LCD 생산량 축소가 패널 가격 상승에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대형 OLED 패널 시장을 선점한 데 이어 3분기 중 중국 광저우 OLED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하기로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OLED인 QD OLED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QD OLED는 소자 스스로 다양한 색상의 빛을 내 기존 OLED의 수명 등을 개선한 차세대 기술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LCD 패널 공급을 줄인다고 해도 초과 공급률 개선 효과는 0.6~1.5%에 불과하다"며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감산만 가지고 의미 있는 수급 개선이나 패널 가격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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