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7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국채금리 역전 현상이 심화한 데다 중국과의 무역전쟁 불안도 커지면서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무역협상 불확실성 등에 다시 상승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사상 최저치에 바짝 다가섰고, 2년과 10년 수익률 역전은 더 심해졌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산유국 감산 지속과 미국 원유 재고 감소 기대 등으로 상승했다.

미 국채금리 역전으로 경기 침체 우려는 증폭됐다.

대표적인 경기 침체 신호로 꼽히는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는 전일에 이어 이날도 역전 상태를 유지한 가운데, 역전 폭은 더 확대됐다.

2년물과 10년물 금리 역전 폭은 이날 5베이시스포인트(bp) 수준으로 확대되면서 2007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미 국채 30년물 금리도 2% 아래로 떨어지는 등 금리 하락발 경기 침체 공포가 다시 고조됐다.

미중 무역협상은 다시 불투명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중국이 미국에 전화해 협상 재개를 원한다는 의사를 밝혔다면서, 중국이 진정으로 무역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과 같은 통화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다.

최근 무역 전쟁과 관련해 중국 의중을 대변하는 통로로 인식되는 관영 언론 글로벌타임스의 후시진 편집장 트윗 언급은 불안을 더 부추겼다.

그는 중국 당국이 이날 내수 부양 조치를 내놓은 것이 무역 협상보다 내수에 방점을 두려는 것으로, 중국에 대한 미국 압박이 효과를 내기 더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코어로직 케이스-실러에 따르면 6월 전미주택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전년 대비로는 3.1% 상승했다. 지난 5월 전년 대비 3.4% 올랐던 것과 비교해 상승 탄력이 줄었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은 8월 제조업지수가 전월 마이너스(-) 12에서 1로 대폭 올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5도 큰 폭 상회했다.

콘퍼런스보드는 8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달의 135.8에서 135.1로 내렸다고 발표했다. 다만 시장 전망치 128.5는 상회했다.

유럽의 정치 불안에 대한 우려는 다소 경감됐다.

이탈리아에서 오성운동과 민주당의 연정 구성 및 주세페 콘테 총리의 유임 가능성이 커지며 이탈리아 국채가 강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새로운 연정이 구성돼 조기 총선을 피하면 이탈리아 국채 금리 하락 등 금융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노동당 등 야당이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공동 행동을 하기로 합의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0.93포인트(0.47%) 하락한 25,777.9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22포인트(0.32%) 내린 2,869.1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6.79포인트(0.34%) 하락한 7,826.95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 금리 역전 등 경기 침체 우려와 미·중 무역 협상 관련 소식을 주시했다.

주요 지수는 이날 상승 출발했지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하락 반전했다.

대표적인 경기 침체 신호로 꼽히는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는 전일에 이어 이날도 역전 상태를 유지한 가운데, 역전 폭은 더 커졌다.

2년물과 10년물 금리 역전 폭은 이날 5베이시스포인트(bp) 수준으로 확대되면서 2007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미 국채 30년물 금리도 2% 아래로 떨어지는 등 금리 하락발 경기 침체 공포가 다시 고조됐다.

무역협상 관련해도 장 초반의 낙관론은 희석되고 불안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중국 국무원은 이날 자동차 구매 관련 제재를 줄이거나 없애는 방침을 포함한 내수 부양책을 내놨다.

해당 소식에 장 초반 미국 자동차 기업 주가가 오르는 등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했지만, 후시진 편집장 발언 이후 오히려 악재로 작용했다.

종목별로는 금리 하락 여파로 은행주 낙폭이 컸다. 씨티그룹 주가가 1.7%,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주가가 1.2%가량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금융주가 0.7% 내려 가장 부진했고, 에너지도 0.62% 내렸다. 재료 분야는 0.1%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금리 하락 추세가 지속하는 점이 주가에 부담을 줄 것으로 봤다.

UBS의 아트 카신 객장 운영 책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금리가 하락하고 있으며, 하락 속도도 더 가팔라지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99.6%, 50bp 금리 인하 가능성은 0.4%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5.12% 상승한 20.31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5.2bp 내린 1.493%를 기록했다. 2016년 7월 이후 최저치다. 기존 사상 최저치인 1.32%와는 불과 17bp만 남겨뒀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6.7bp 하락한 1.975%를 나타냈다. 역사적 저점을 경신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5bp 떨어진 1.533%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1.3bp에서 이날 -4.0bp로, 역전을 지속했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불확실성 등이 이어져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선호가 계속됐다. 수익률 곡선 역전이 지난 7번의 침체에 선행했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다.

무역 협상 기대와 우려 속에서 위험투자 심리가 살아나 뉴욕 주가가 상승 출발했지만, 미 국채 값은 이와 별개로 상승했다. 이후 뉴욕 주가가 하락 전환하자 미 국채는 상승 폭을 더 키웠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전개에 따라 움직이지만, 국채는 깊은 경제 우려 속에서 상당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독일 경제는 2분기에 위축됐고, 6월 미국 주택가격지수 상승률도 둔화했다.

냇웨스트 마켓의 존 브릭스 미국 전략 대표는 "주식 투자자는 미국과 중국 무역 협상팀의 전화 통화 가능성에 집중했지만, 채권은 다르다"며 "해외 지표 부진, 글로벌 제조업 침체, 독일의 기술적 침체 돌입 가능성, 영국 브렉시트, 중국 둔화 등에 기업 활동이 부진해지고, 결국 고용 창출도 끝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물 수익률이 단기물보다 더 빠르게 떨어졌는데, 이는 연준이 커브 뒤에 있고 통화정책이 너무 긴축적이라고 시장이 판단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실시된 2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는 가격 부담에도 수요가 뒷받침됐다.

미 국채 2년물은 1.516%에 발행됐다. 응찰률은 2.60배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10년을 웃돈 가운데 실시한 입찰이라 특히 관심을 끌었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국채 트레이딩 대표는 "수익률 곡선 역전이 빨간불을 깜빡이고 있다"며 "12개월 이내에 침체를 겪지 않는다면 정말 놀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채권 투자자들은 더 낮은 금리가 가능하고 오랜 기간 지속할 것으로 믿고, 커브를 사들이고 있다"며 "중국과의 무역 전쟁 장기화, 홍콩 불안 지속, 글로벌 성장 둔화 등 모든 요소가 수익률이 더 낮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오성운동과 민주당의 연립정부 구성에 진전이 있어 이탈리아 국채는 상승했다. 새로운 정부 구성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에 조기 총선 우려가 줄었다.

이탈리아 10년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16.9bp 급락한 1.150%를 기록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5.742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6.140엔보다 0.398엔(0.37%)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090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0970달러보다 0.00070달러(0.06%)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7.28엔을 기록, 전장 117.78엔보다 0.50엔(0.42%)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5% 내린 98.016을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시장의 안도가 지속하지 못했다. 오히려 전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무역 협상 낙관론에 회의감이 커져 안전자산 선호가 뚜렷해졌다.

달러는 더 안전통화로 여겨지는 엔에 하락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무역 협상과 관련된 통화에 대해 전혀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측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고 싶다고 전화했다면서 곧 무역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중국이 이를 부인해 협상 불확실성이 다시 커졌다.

미국과 중국은 추가 보복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태다.

MUFG의 리 하드만 외환 분석가는 "엔은 올해 글로벌 통화 가운데 가장 좋은 흐름을 보이는 통화 중 하나"라며 "고조되는 무역 긴장에 글로벌 성장에 하방 위험이 커진 가운데 엔화가 계속해서 이익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하드만 분석가는 "무역 긴장이 계속 이어지면 엔화는 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은 올해 들어 달러 대비 3.3% 올랐다.

웨스턴 유니온 비즈니스 솔루션의 조셉 마님보 선임 시장 분석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조만간 타결될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가득해 더 안전한 자산 베팅이 좋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며 "계속되는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경제가 둔화하고, 경기 침체 진입에 더 취약해질 것이라는 믿음이 생겨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우려에 미 국채수익률이 다시 하락한 점도 달러 약세에 일조했다.

모비우스 캐피털 파트너스의 마크 모비우스 창립자는 "중국은 점진적으로 위안화 약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물론 제어 가능한 범위를 유지해 가파르게 떨어뜨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더 약한 위안화를 보게 될 것"이라며 "달러 보유량이 줄면서 중국이 환율 통제권 유지에 훨씬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야당이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한 공동 행동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파운드는 올랐다.

케임스 캐피탈의 가레스 게틴비 투자 매니저는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파운드-달러는 10% 더 하락할 수 있다"며 "가파른 경제 위축과 더 완화적인 통화 정책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게틴비 매니저는 "반면 합의에 이르면 파운드-달러는 8~10% 상승할 수 있다"며 "포지션이 급변할 수 있고 극단적인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운드가 부정적인 뉴스에 여전히 취약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29달러(2.4%) 상승한 54.9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추이와 중동정세, 미국 재고 전망 등을 주시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플래츠에 따르면 다음 날 발표될 미국의 원유재고는 47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 재고가 큰 폭 줄어들 것이란 기대가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 감산 합의가 탄탄하게 지켜지고 있다는 것이 확인된 점도 유가를 밀어 올렸다.

OPEC 공동점검위원회(JMMC)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7월 회원국의 감산 합의 이행 정도가 159%에 달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감산 이행률이다.

JMMC는 불확실성이 큰 시점에서 시장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감산 합의를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전일 유가를 끌어내렸던 이란과 미국의 협상 가능성이 다시 옅어진 점도 유가 상승에 일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상황이 올바르다면 이란 대통령을 만날 수 있다고 말해 협상 기대를 키웠다.

하지만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먼저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지 않으면 미국과 대화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이 야만적인 제재를 먼저 제거하지 않으면 현재 교착상황은 풀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맞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점은 유가의 상단을 제한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점도 유가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도 장 초반 상승세를 반납하고 하락 반전하는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취약한 상황이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국 재고 지표가 유가를 밀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두프 파트너는 "미국 원유재고가 또 한 번 크게 줄어들 수 있다"면서 "이는 유가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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