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주식시장에서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지불하는 암묵적 거래비용이 외국인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기관투자자가 외국인과 유사한 수준으로 비용을 절감할 시 지난해 기준 1조원 이상의 거래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8일 '기관투자자들의 주식거래 비용:평가와 시사점' 자본시장포커스 보고서를 통해 "주문의 집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암묵적 거래비용은 북미와 유럽에서 투자전략의 수립과 투자성과 평가에 있어 핵심 요소로 간주된다"며 "2009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분석에 따르면 국내 기관투자자의 암묵적 거래비용은 외국인에 비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이어 "외국인과 유사한 수준의 주문집행 성과를 달성한다고 가정할 때 2018년 기준으로 1조원 이상의 거래비용이 절감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지난해 외국인들은 각 거래일 시가를 벤치마크로 했을 경우 시가에 비해 13bp(1bp=0.01%p) 높은 가격에 매수를, 낮은 가격에 매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보험·연기금은 75bp, 공사모펀드는 87bp 높거나 낮은 가격에 매수·매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준석 연구원은 "이 거래비용을 국내 기관투자자의 금액으로 환산하면 3조1천300억원으로 명시적 거래비용의 3배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일중 평균가를 기준으로 할 때도 보험·연기금과 공사모펀드의 주문은 일중 평균가 대비 각각 22bp, 21bp 불리하게 체결됐다.

반면 외국인의 주문은 5bp 유리한 가격에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김 연구원은 "기관투자자가 외국인과 비슷한 수준으로 주문집행성과를 달성하면 지난해 기준 보험·연기금과 공사모펀드가 각각 약 4천600억원, 5천600억원 절감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암묵적 거래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주문집행 전략의 채택과 시장인프라 구축, 그리고 거래비용분석 체계의 활용은 시급한 과제"라며 "분할 주문, 리저브(Reserve)·페그(Peg) 오더, 대안적 거래체결 메커니즘 활용 등으로 거래비용을 절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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