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는 여전히 열려 있지만, 공급망 다변화 노력에 나서는 점을 고려하면 협상에서 양보할 가능성은 작다고 도이체방크가 진단했다.

28일(현지시간) CNBC의 따르면 도이체방크의 이 시옹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빠른 무역 합의 도달을 목표로 하고 있지도 않고 가능한 한 세게 미국에 반격하려는 것도 아닌 것 같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 중국의 전략에는 장기적인 시간표가 내재해 있다. 그 시간표는 현 정부의 임기를 넘어가는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지난 1980년대 10년 이상 진행된 미일 무역전쟁과 같은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고 도이체방크는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은행은 지난 25일 보도를 통해 중국이 태국, 일본, 한국, 중남미 국가 등과 협력을 확대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 27일에는 소비 진작을 위해 20가지 조처를 발표하는 등 내수시장 강화도 꾀하고 있다.

무역전쟁 소식통으로 알려진 글로벌타임스의 후시진 편집장 역시 트위터를 통해 "중국 경제가 점점 내부적인 동력으로 움직이고 있어 미국이 중국을 압박해 양보를 끌어내는 것이 훨씬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에버코어 ISI 차이나 리서치의 도널드 스트라스자임 헤드는 "중·미 관계가 새로운 저점에 있다"면서 "양족 모두 양립할 수 없는 '한계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시옹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3천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신규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고 중국이 이에 대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인 750억 달러어치 미국산 제품에 5~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은 미국의 피해를 극대화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추가 관세를 부과하려는 의욕을 꺾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의 관세에 여전히 응답하겠지만, 규모는 적고 목표가 분명한 조처일 것이다"라면서 "같은 이유로 중국은 자국내 미국 기업들의 이익을 해치는 등의 미국에 대한 비교역적 조처에 나서는 것은 꺼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옹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무역을 훨씬 뛰어넘고 있어 중국이 무역합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줄이고 있다"면서 "만약 중국이 무역전쟁을 해결해 양국 관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면 이러한 희망은 거의 사라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트라스자임 헤드는 "2019년에 엄청난 무역합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면서 "모든 문구에 합의하기 전에는 합의라고 부를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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