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9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려가 다소 경감된 데 힘입어 큰 폭으로 올랐다.

미 국채 가격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이 줄어든 데다 입찰도 부진해 하락했고, 달러화 가치는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미중 무역전쟁 우려 완화로 상승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9월 워싱턴에서 대면 무역 협상을 이어나갈지 여부를 논의 중이라면서 "미국과 무역전쟁이 고조되는 것을 원치 않으며 갈등을 원활히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가오 대변인은 "현재 상황에서 논의돼야 하는 것은 신규 관세를 제거함으로써 무역 긴장이 격화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미국 관세율 인상 등에 맞서 추가 보복 조치를 곧바로 내놓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가오 대변인은 그러나 "중국의 반격 수단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폭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날 각기 '다른 레벨(different level)'에서 미국과 중국의 대화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중국)이 (협상) 테이블로 오고 있다"고 협상 재개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 검찰이 화웨이의 기술 절도 관련 새로운 혐의를 수사 중이란 보도가 나오는 등 불안한 요인도 불거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런 내용을 보도하면서, 미 정부가 올해 초 화웨이를 기소할 당시 없던 내용을 포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화웨이 문제는 양국 무역 갈등의 핵심인 만큼 미국의 강경한 스탠스는 중국의 반발을 부를 가능성이 있다.

미 상무부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잠정치가 2.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발표된 속보치 2.1%보다 소폭 하향 조정됐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예상 2.0%에 부합했다. 수출과 재고, 주택 투자 등이 속보치보다 하향 조정됐지만, 소비 활동은 상향 조정됐다.

또 2분기 기업 이익(재고 평가와 자본소비 조정 없는 세후 기준)이 전분기 대비 4.8% 증가한 점도 투자 심리를 지지했다. 지난 1분기에는 1.5% 감소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26.15포인트(1.25%) 상승한 26,362.2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6.64포인트(1.27%) 오른 2,924.5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16.51포인트(1.48%) 상승한 7,973.39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과 미국 2분기 성장률 등 주요 지표를 주시했다.

중국과 미국이 다소 유화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무역전쟁 긴장이 완화했다.

미국 국채금리가 이날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내는 등 채권시장 발 경기 침체 불안도 다소 완화했다.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 역전은 지속했지만, 역전 폭은 1베이시스포인트(bp) 가량으로 줄었다.

미국 성장률 지표는 예상 수준으로 나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이날 종목별로는 캐터필러가 2.5% 오르는 등 무역 이슈에 민감한 기업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필수 소비재를 제외한 전 업종이 오른 가운데 산업주가 1.77% 상승하며 장을 이끌었다. 기술주도 1.73% 뛰었다.

이날 발표된 다른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4천 명 늘어난 21만5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상무부는 지난 7월 상품수지(계절 조정치) 적자가 723억 달러로, 전달 742억 달러 대비 2.5% 줄었다고 발표했다.

반면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7월 펜딩 주택판매지수가 전월보다 2.5% 하락한 105.6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전월 대비 0.5% 감소했으리란 시장 전망보다 부진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전쟁 긴장이 완화했지만, 경계를 풀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BOS의 제프리 블랜차드 연구 부문 이사는 "이날 소식은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다"면서 "우리는 미국 대통령이 트윗을 통해 즉흥적으로 정책을 바꿀 수 있는 환경에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95.8%, 동결 가능성을 4.2%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7.6% 하락한 17.88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6.6bp 오른 1.520%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5.9bp 상승한 1.985%를 나타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3.6bp 오른 1.532%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4.2bp에서 이날 -1.2bp로 폭을 줄였지만, 역전은 지속했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전쟁을 끝내는 데 열려있다는 유화적인 발언에 무역 긴장이 줄어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선호가 후퇴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과 중국이 예정됐던 오는 9월 워싱턴에서 대면 무역 협상을 이어나갈지 여부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즉각적인 보복 조치는 없을 것이라는 힌트에 뉴욕증시가 상승하는 등 위험 선호가 살아났다.

여기에 7년물 국채 입찰 결과도 부진해 미 국채 매도세를 자극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7년 만기 국채를 1.489%에 발행했다. 응찰률은 2.16배였는데, 이는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근 국채수익률이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하락해 투자자들은 유례 없이 비싼 가격에 국채 입찰에 나서야 했다.

또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30년 만기 이상의 초장기 국채 발행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점도 미 국채 값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미 재무부가 오랜 기간 차입 비용을 낮게 묶어둘 수 있는 저금리 환경을 활용하고 싶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초장기물이 발행되면 기존 장기물 수요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최근 상대적으로 가팔랐던 장기물 국채수익률 하락세가 멈추고 단기물보다 더 많이 올랐다.

올해 2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속보치보다 소폭 하향 조정됐지만, 시장 예상에는 부합했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는 연율 2.0%로 집계됐다.

매크로 이코노믹 어드바이저는 3분기 GDP가 2.2% 성장할 것으로 추정했고, 애틀랜타 연은의 GDP 나우는 2.3%를 내다봤다.

상품수지 적자는 줄었지만, 펜딩주택판매는 다시 감소하는 등 지표는 엇갈렸다.

글렌메데의 마이클 레이놀즈 투자 전략 담당자는 "무역전쟁 전면에 부정적인 하방 위험이 너무 커서 주식시장은 거꾸로 어떤 상승 촉매라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CIBC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의 개리 페제오 채권 대표는 "많은 역류가 있고, 위험 쪽으로 되돌아가는 추세에 있다"면서도 "다만 국채 밸류에이션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매력적인 수준은 확실히 아니다"고 설명했다.

FT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7년물은 원래 인기가 거의 없지만, 입찰에서 이렇게 인기가 없는 경우도 거의 없다"며 "이번 입찰 결과는 엉망"이라고 지적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6.507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6.177엔보다 0.330엔(0.31%)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057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0760달러보다 0.00183달러(0.17%)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7.76엔을 기록, 전장 117.60엔보다 0.16엔(0.14%)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22% 오른 98.457을 기록했다.

9월 미국과 중국의 협상 기대가 살아나 달러는 올랐다.

중국 측의 유화적인 발언에 무역 긴장이 다소 풀렸다.

뉴욕증시가 오르고 미 국채 값이 하락하는 등 위험 선호가 강했다. 일본 엔화 스위스 프랑 등 안전통화 약세가 두드러졌다.

다만 무역 협상이 조만간 타결될 것이라는 예상에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많고, 양측 발언이 언제 변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도 여전해 달러 상승 폭은 제한됐다.

TD 증권의 마크 매코믹 주요 10개국 환율 대표는 "(달러 강세가) 시장 전반의 일부 안도를 반영했다"며 "다만 이런 움직임의 대부분은 펀더멘털 변화라기보다는 포지션 변동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에스더 마리아 레이첼트 외환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무역 전쟁을 여전히 우려하며 협상에서 상당한 돌파구가 나올 것이라는 낙관론도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페퍼스톤 그룹의 크리스 웨스톤 분석 대표는 "수익률 곡선 역전 등이 발생한 이런 환경에서 어떤 중요한 위험도 감수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엔은 이날 하락했지만, 전반적인 위험 회피 심리 속에서 이번 달 달러 대비 거의 2.5% 올랐다. 최근 3개월 사이 엔화에 가장 좋은 월간 흐름이다.

미 국채 10년과 2년물 수익률 역전은 지속했다. 한때 5bp까지 벌어졌던 역전 폭은 1bp 남짓으로 줄었다. 최근 역전 폭은 2007년 이후 최대이다.

유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더 공격적인 부양 패키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에 하락했다.

차기 ECB 총재로 내정된 크리스틴 라가르드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분명히 가까운 미래에 통화 정책이 매우 완화적으로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매파로 알려진 클라스 크노트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가 "유로존은 ECB의 추가 양적 완화를 정당화할 만큼 약하지 않다"고 주장해 유로가 잠깐 상승했지만, 위원회의 전반적인 의견이 아니라는 인식에 시장은 라가르드 발언에 더 집중했다.

ING는 "9월 12일 회의 이전까지 유로-달러 상승세는 제한될 것"이라며 "독일과 유로존의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약세 전망으로 대규모 통화 정책 완화 필요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파운드는 반등을 모색했지만, 결국 하락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의회 정회 계획을 발표해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커졌다.

BMO 캐피털 마켓의 그레고리 앤더슨 외환 전략 글로벌 대표는 "브렉시트는 빅 딜이고, 다음 주가 분수령"이라며 "브렉시트 이슈가 점점 더 미-중 무역과는 반대로 시장을 움직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93달러(1.7%) 상승한 56.7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과 전일 발표된 미국 원유재고 감소 여파 등을 주시했다.

중국이 다소 유화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무역전쟁 긴장이 완화했다.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300포인트 이상 오르는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회복됐다.

미국 원유재고가 큰 폭 감소한 점도 지속해서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전일 지난주 원유재고가 약 1천만 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석유협회(API)도 지난주 원유 재고가 1천110만 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지난주 산유량이 하루평균 1천250만 배럴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지만, 재고 급감으로 공급 초과 상황에 대한 우려가 경감됐다.

미국 멕시코만 일대에 허리케인 도리안에 대한 경계심이 강화된 점도 유가 상승에 일조했다.

플로리다 주 정부는 전일 허리케인 도리안에 대비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미 재고의 큰 폭 감소가 유가를 지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단기적으로는 허리케인 도리안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 시장 연구원은 "미국 재고의 큰 폭 감소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이 여전히 시장을 타이트하게 유지하기 위한 감산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허리케인 시즌이 고조되고 있으며, 도리안이 플로리다 동부 해안에 도달할 때면 3등급 허리케인으로 발전할 수 있다"면서 "도리안이 행로를 바꿀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멕시코만 일대 생산에 심각한 중단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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