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국내 장외채권시장에서 단기 은행채를 개인이 대거 담아 이목을 끌고 있다.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단기금리를 은행채로 채웠다는 추측이 제기되면서 은행채의 투자자가 확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연합인포맥스의 채권 투자 주체별 장외채권 거래내역(화면번호 4251)을 보면 이달 들어 전일까지 개인은 은행채를 316억원 순매수했다.

전월 205억원 순매수에서 1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월평균 순매수액(269억원)을 웃돌아 활발한 거래를 나타냈다.

이중 그동안 개인이 담지 않던 단기 은행채가 포함됐다. 만기가 내년 11월 30일인 '신한은행22-11-이-2-B' 종목이다. 지난 13일 개인은 이 채권을 연 1.33%에 200억원 매수했다.

일반적으로 개인은 국내 4대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의 채권을 거의 매수하지 않는다. 주로 산업은행이나 수협은행, 농협은행, 기업은행 등 정책적인 성격을 지닌 은행들의 신용 안정성을 더 높게 평가한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다소 높은 지방은행으로 눈을 돌리기도 한다.





은행채를 매수해도 영구채나 후순위 장기채인 경우가 다반사다. 역시나 금리 이익 때문이다. 단기채를 매수해도 만기가 몇개월 남지 않았던 게 대부분이다.

개인의 대량 단기 은행채 매수를 두고 시장참가자들은 직접 매수보다는 신탁 등 자산운용을 위임한 결과로 풀이했다.

은행들이 채권을 자주 발행하는데 발행한 지 시간이 꽤 지난 채권을 사들일 이유가 많지 않다고 분석했다. '신한은행22-11-이-2-B' 채권은 지난해 11월 30일 발행된 채권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최근에 기준금리를 내리고 또 내릴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되면서 개인투자자도 채권투자에 관심을 보이지만, 자본이득을 노린다면 은행채보다 국채를 사는 게 일반적인 형태다"며 "당시 만기가 1년 이상 남은 은행채를 처리해야 하는 기관과 시기가 맞아 거래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들이 단기 은행채를 포트폴리오에 담았다는 점만으로 은행채의 지위가 올라간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자산운용사의 관계자는 "포트폴리오의 듀레이션을 맞추는 과정에서 시중은행의 채권을 넣었다는 점은 사실상 불경기 국면에서 시중은행의 안정성이 확실하다고 봤기 때문이다"며 "우량 회사채 대신 은행채를 고려하는 등 앞으로도 비슷한 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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