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홍콩의 반정부 시위의 핵심적인 원인은 경제적 불만족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위를 주도하는 젊은 세대가 가장 우려하는 것이 불평등 악화와 생활비 증가, 본토 이주민들과의 일자리 경쟁 등 이른바 '먹고사는' 문제로 더 나은 미래를 희망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학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싱가포르 공공정책대학원의 아시아경쟁력협회(ACI) 연구에 따르면 소득 불평등 수준을 측정하는 홍콩의 지니계수는 지난 1981년 0.451에서 2016년 0.539로 높아졌다.

부동산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는 가운데 일반 거주자의 생활비용은 지난 2011년 105개 도시 가운데 63위에서 51위로 높아졌다.

ACI의 탄 키 지아프 부교수는 홍콩의 다수 근로자가 생계를 꾸리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984년부터 2018년 사이 관리자급까지 근로자들의 연간 평균임금은 1.12%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중간관리자급에서부터 전문직 종사자의 평균 임금은 1.47% 올랐다.

탄 부교수는 극심한 소득 불평등이 지난 1980년대부터 지속돼 왔다는 조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씨앗은 오래전에 심어졌다. 1980년대에 홍콩의 임금 불평등 수준은 지금의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 수준이다"라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같이 연구를 진행한 림 타오오이와 장 쉬야오는 홍콩의 젊은이들이 본토 중국인들과 화이트칼라 직군의 일자리 경쟁에 나서야 한다는 것도 경제적 우려 가운데 하나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홍콩 젊은이들의 대규모 시위는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이 경제에 대한 정당한 지분과 관련된 뿌리 깊은 경제적 요인이 부추겼을 수 있다"고 말했다.

탄 부교수는 만약 홍콩 시위 상황이 계속 악화하면 관광산업과 기업 신뢰도, 항공산업, 금융서비스업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도 상황은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싱가포르가 홍콩 시위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면서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싱가포르는 홍콩을 대체할 필요가 없다. 홍콩은 우리가 밀쳐내지 않아도 스스로 대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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