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경기둔화와 업황 부진 등에 따라 대기업들의 실적이 나빠지고 있는 가운데 재무 상황도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과 SK를 제외하면 대부분 대기업집단의 이익의 질이 떨어지고 부채 부담은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신용평가는 2일 '2019년 그룹분석' 보고서에서 16개 그룹의 지난해 매출 대비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 마진율과 부채비율 등을 분석해 이같이 진단했다.

EBITDA 마진율이 1년 전보다 하락한 그룹은 11개로 개선된 그룹(5개)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부채비율이 전년 대비 악화한 그룹은 10개로 개선된 그룹 수(6개)를 넘어섰다.

특히 EBITDA 마진율과 부채비율이 동시에 나빠진 그룹은 1년 새 2개에서 8개로 증가했다.

한신평은 "전반적으로 2017년 대비 부정적 방향성이 뚜렷해진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한신평은 자동차와 유통, 화학, 디스플레이, 조선, 태양광 등 대부분 산업의 업황 부진과 원자재 가격의 변동, 일회성 비용 인식 등을 수익성 하락 요인으로 지목했다.

EBITDA 마진율이 하락한 그룹들은 대체로 부채비율 상승도 동반했다.

현대자동차와 효성, 신세계, 롯데, CJ, LG, 한화, 한진 등은 EBITDA 마진율과 부채비율이 모두 악화했다.

당기순손실에 따른 자기자본 감소 효과가 컸던 한진과 두산, 투자 부담이 확대된 CJ와 신세계 등은 부채비율 상승 폭이 특히 두드러졌다.

반면 삼성과 SK 등은 메모리반도체의 우호적인 업황 등에 힘입어 EBITDA 마진율과 부채비율이 모두 개선됐다.

포스코와 두산 등은 EBITDA 마진율이 좋아진 반면 부채비율이 상승했고, 현대중공업과 GS, LS 등은 EBITDA 마진율이 하락한 반면 부채비율이 개선됐다.





한신평은 그룹들의 2016~2018년 평균 EBITDA 마진율(10.8%)과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의 중윗값(136.2%)을 기준으로 삼아 영업실적과 재무 상태 등을 비교했다.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이 모두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영역에는 삼성과 SK, 포스코, LG 등이 위치했다.

이들은 대체로 주력 사업의 호조 등으로 최근 3년간 외형성장과 수익성 및 재무안정성 개선을 달성했다.

LG는 디스플레이 사업의 실적 악화와 화학 사업의 부진 등으로 수익성 및 재무안정성 개선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신평은 진단했다.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이 모두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영역에는 GS와 LS, 효성, 한라 등이 속했다.

효성과 한라는 부채비율이 250%를 초과하는 등 재무 부담이 높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수익성이 열위에 있는 반면 재무안정성이 우위를 보인 곳은 롯데와 신세계, 현대차, 현대중공업 등이었고, 수익성은 우위에 있지만 재무안정성이 열위를 보인 곳은 CJ와 한화, 두산, 한진 등이었다.

한신평은 지속된 실적 부진 및 투자 부담으로 재무안정성이 약화하거나 높은 수준의 재무 부담을 유지하는 한진과 두산, 효성, 한화 등에 대해 올해 면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과 현대차, 롯데, 신세계, 한라, 한진 등 업황 전망이 비우호적인 업종을 주력으로 하는 그룹과 롯데와 삼성, 현대차, SK 등 지배구조 변동이 활발히 진행되거나 예상되는 그룹도 주요 모니터링 대상으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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