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올 2분기 적자를 낸 이마트가 점포를 활용한 자산 유동화를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선 가운데, 보유중인 1조원 대 삼성생명 지분도 매각할 지 관심이다.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이 이마트의 삼성생명 지분 매각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섰지만, 최근 삼성생명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황에서 당장 손해를 보면서까지 팔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 1천176만3천주(5.90%)의 장부가액은 올 6월 말 기준 9천598억원이다.

지난 2011년 5월 취득액 1조4천334억원과 비교했을 때보다 가치가 4천736억원이나 하락했다.

올 초만 해도 9만원대를 웃돌던 삼성생명 주가는 지난달 26일 사상 최저가(6만5천800원)를 기록하는 등 6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2분기 적자는 연간 보유세 일시 반영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뿐 3분기 들어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면서 "자사주 매입과 자산유동화 등을 추진하고 있어 삼성생명 지분 매각과 관련해선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바 없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은 재무 지표가 악화할 때마다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마트는 대형할인점 실적이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2014년부터 노브랜드, 이마트24, SSG.COM 등 신사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이 과정에서 차입금이 불어나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삼성생명 매각 등을 검토했다.

실제 2015년 5월 삼성생명 주식 300만주를 3천495억원에 처분하기도 했다.

지난해 신세계가 편의점 미니스톱 인수를 추진할 때에도 시장에선 이마트가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을 매각에 자금을 마련할 것이란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과거 수차례 가능성에도 결국 삼성생명 지분을 매각하지 않았던 이마트가 현재 주가가 바닥인 상황에서 당장 매각할 정도로 급박하지는 않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최근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은 이마트 신용등급 및 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삼성생명 지분 매각 가능성을 제기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달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낮추면서 "이마트가 차입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1조3천억원 규모의 삼성생명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자본구조 평가 과정에서 지분 매각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반영했다"고 밝혔다.

S&P가 이마트의 삼성생명 지분을 특정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P는 이마트가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 매년 1조원이 넘는 투자금을 쏟아부으면서 현금흐름 적자와 차입금 증가가 이어져 결국 삼성생명 주식을 매각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S&P는 "이마트가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의 가치가 신용지표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 수준으로 크게 하락하거나 지분매각이 재무 개선에 도움 되지 못한다고 판단될 경우에도 신용등급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그만큼 삼성생명 지분 활용도가 신용등급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무디스도 지난 5월 이마트 신용등급을 'Baa3'로 하향 조정하면서도 "필요시 현금화 가능한 상당한 규모의 유동성이 있는 지분투자 자산을 반영한 평가"라고 언급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이마트가 삼성생명 지분 등 10조원 규모의 유형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연간 1조원 내외의 투자 부담과 이익창출력 저하 등에 따라 보유 부동산의 가치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 지분가치 하락은 이마트의 신용도와 연관이 깊어 지분 매각 시기를 놓고 고민이 깊을 것"이라며 "손실 규모 등을 평가해 지분 일부만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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