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노요빈 기자 = 서울 외환시장의 외환딜러들은 원화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산적한 상황이라면서 9월 달러-원 환율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 무역갈등, 한일 경제 마찰, 홍콩발 지정학적 불확실성 및 수출 부진에 따른 국내 경제 펀더멘털 우려는 달러-원에 지속적인 상승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환딜러들은 원화가 해당 악재들에 이미 상당 부분 노출됐고, 우리 외환 당국이 상단에서 강한 경계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달러-원의 급등은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 등의 통화정책 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정책 스탠스도 달러-원의 상단을 제한할 수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2일 은행 등 10개 금융사의 외환딜러들을 상대로 한 설문에서 9월 중 달러-원 환율의 고점 전망치 평균은 1,232.50원으로 조사됐다. 달러-원의 저점 전망치 평균은 1,191.50원으로 집계됐다.

김희웅 노바스코셔은행 본부장은 "원화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다"며 "미·중 무역 협상이 실질적으로 통화 가치에 극대한 영향을 주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이 이달 1일 예고한 대로 고율의 관세를 맞교환하며 양국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달러-원의 상승 압력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은 이달 1일부터 3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중 1천120억 달러 규모에 대해 15%의 관세 부과에 들어갔다. 중국도 미국산 수입품 5천78개 품목, 750억 달러어치 상품에 10%와 5% 관세를 부과키로 하며 맞불 대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 협상이 9월에도 이어진다고 강조했으나 관련된 불확실성이 짙은 상황이다.

조영복 중국공상은행 차장은 "미·중 협상 가능성으로 위험 선호가 반짝 힘을 얻을 가능성은 있으나, 협상 결과는 시장이 원하는 수준으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홍콩 시위 격화, 브렉시트 불안감, 한·일 경제 갈등 등도 글로벌 금융시장의 분위기를 위험 회피 쪽으로 조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조 차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 국내 수출 회복 가능성도 요원하며 원화는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불확실성 요인에도 당국의 강한 상단 경계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발표로 달러-원의 급등세는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갈등과 한일 갈등, 홍콩발 지정학적 불안과 우리 경제 펀더멘털 우려 등이 이미 여러 차례 선반영된 이슈라는 점도 달러-원의 상단을 제한하는 요소다.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 장단기 금리 역전 등으로 이른바 'R (Recession, 경기침체)의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이달 연준, 유럽중앙은행, 일본은행 등은 통화 정책 결정 회의를 연다.

완화적 통화정책 분위기가 조성될 경우 위험 선호 심리가 자극돼 달러-원의 상단을 막을 수 있다.

또, 만약 미국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장의 예상보다 덜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정성윤 하이투자선물 연구원은 "이번 달에는 FOMC를 전후로 ECB와 일본은행의 금리 결정도 이뤄진다"며 "국이 상대적으로 덜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보일 가능성도 있는 만큼 불확실성에 달러 강세가 겹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결국 9월 달러-원 환율은 고점을 확인 후 비둘기 FOMC에 변곡점을 그리는 추세를 보일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박재성 우리은행 차장은 "달러-원이 상승할 경우 네고 물량이 유입된다"며 "각국 중앙은행들의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위험 선호 심리도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준우 대구은행 차장은 "최근 달러-원의 미·중 추가 관세 언급에도 상단이 막히고 있다"며 "달러-원 상단이 막힌 점은 역내 시장 참가자뿐만 아니라 역외, 업체들까지 모두 인지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하 차장은 "이같이 상단이 막힌 상황에서 중국과 미국 간 무역 분쟁에 관련된 굿 뉴스가 나오면 달러-원이 오히려 급락할 수 있어 보인다"며 "역사적으로도 달러-원은 금융 위기와 같은 예외적 상황을 제외하고는 1,230원을 넘은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표> 9월 달러-원 환율 전망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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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지 하단 평균: 1,191.50원

-레인지 상단 평균: 1,232.50원

-저점: 1,180.00원, 고점: 1,2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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