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페퍼 대손충당금 여파 부진…"실적 양극화 뚜렷"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 실적 경쟁에서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이 유일하게 1천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독주를 이어간 가운데 일부 저축은행들은 순이익 규모가 1년 전보다 크게 줄었다. 강화된 적립 기준 규제로 대손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쌓은 게 영향을 미쳤다.

2일 각사의 경영공시에 따르면 자산 기준 저축은행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당기순이익 1천89억원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6% 늘어난 수치다.

지난 1분기 365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다소 부진한 실적을 보였지만, 2분기에는 724억원으로 순이익 규모가 껑충 뛰었다.

중금리대출 고객이 크게 늘면서 이자수익(3천685억원)이 전년 동기보다 22.1% 증가한 것이 호실적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업계 2위인 OK저축은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증가한 45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자수익과 수수료수익이 모두 증가했으나 영업비용(3천632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23.9% 늘면서 순이익 증가폭이 크지 않았다. 이자비용, 대손상각비, 수수료 비용, 판관비 등 모든 항목에서 비용이 증가세를 보였다.

모바일 금융플랫폼 웰컴디지털뱅크(웰뱅)으로 디지털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웰컴저축은행은 상반기에 작년 동기 대비 76.9% 급증한 5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자산이 아닌 순이익 기준으로 보면 웰컴저축은행은 SBI저축은행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자수익(1천829억원)이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데다 대손상각비를 포함한 대출채권평가 및 처분손실이 지난해 상반기 600억원에서 343억원으로 줄면서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 강화에 대비하기 위해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은 한국투자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올렸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20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1.7% 줄었다. 페퍼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반 토막 났다.

유진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은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나름대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진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8% 증가한 당기순이익 206억원을 거뒀다. JT친애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38억원으로 작년 동기와 비교해 23.3% 늘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중금리대출 성과와 대손충당금이 실적에 가장 큰 변수가 됐다"며 "자산 규모 2조원 이상의 대형 저축은행 간 실적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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