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한국 증시를 둘러싼 일부 지표가 '군침이 돌 만큼' 저렴해 보이지만 투자자들은 여기에 속지 않을 것이라며 네 가지 역경이 한국을 괴롭히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보도했다.

WSJ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주 한국 기업을 응원하는 차원에서 공개적으로 주식형 펀드에 돈을 넣었지만 문 대통령의 경우를 따라 한국 주식을 산다면 그것은 현명하지 못한 일"이라며 "많은 거시경제 지표가 한국 증시에 반하고 있고 특히 네 가지 요소가 부각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제조업 및 수출 위주 국가인 한국은 미·중 무역전쟁에 상당한 위험이 노출돼 있다"며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또한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와 스마트폰, 컴퓨터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무역갈등과 상관없이 판매가 약해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내수 경제가 약해지고 추세 성장세가 가파르게 꺾인 한편 최저임금 상승 속도가 전 세계 수준과 비교했을 때 빠른 점도 문제로 꼽혔다. 동시에 일본과의 무역 충돌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거론됐다.

WSJ은 "일본과의 무역갈등 면에서 문 대통령이 펀드에 투자했다는 것은 나쁜 신호"라며 "문 대통령이 투자한 펀드는 일본과의 무역갈등에 직접 대응하는 차원에서 내수 기업에 투자하는데 이는 문 대통령이 현재 상황을 누그러뜨릴 의사가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한국 증시는 일부 지표만 봤을 땐 저렴해 보인다.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현재 0.8로 지난 15년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 낮은 수준이다. 코스피 지수도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일 당시의 지지선 수준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WSJ은 "기업 수익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한국 주식 자체는 훨씬 덜 매력적으로 보인다"며 "우울한 올해와 비교해 내년 한국 기업의 이익은 약 25% 반등할 것으로 예상됨에도 향후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R)은 11배로 지난 10년 중 최저치보단 최고치에 더 가까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매체는 미·중 무역갈등이 완화하면 한국 주식도 당연히 반등하겠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네 개의 문제 중 하나만 개선된 것일 뿐이라며 한국이 절망적인 상황을 맞은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은 한국 시장과 거리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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