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서영태 기자 = 소득 격차 확대와 치솟는 부동산 가격 등 경제에 대한 불만이 홍콩 반정부 시위의 배경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그 기저에 부동산 재벌과 중국 정부 사이의 유착에 대한 분노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홍콩 부동산 재벌로 호프웰홀딩스 창업자인 고든 우는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통해 홍콩에 "과도한 부의 집중"이 나타나면서 "열악한 주거 환경"에 내몰린 사람들이 시위에 참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우리의 소득이 왜 정부와 땅을 소유한 이들에게 돌아가는지 묻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 창업자는 포브스 집계기준 홍콩에서 43번째 부자이다.

홍콩에서 팔린 주택 중 45%는 홍콩 5대 부동산 재벌기업의 소유다.

매체는 시민운동가와 정책입안자, 학자들 모두 아시아에서 가장 번영한 도시에서 들끓고 있는 분노를 이해하려는 가운데 기업과 정치권의 연결고리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정경유착의 역사는 홍콩이 영국 식민지였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홍콩 엘리트 기업인들은 영국 정부로부터 홍콩인들을 이끄는 역할을 부여받았다.

홍콩이 1997년 중국에 반환된 후에도 정경유착은 이어졌다. 반환 후 세워진 첫 번째 정권에서 11명의 비관료(non-official) 내각 구성원 중 8명이 기업인이었다. 지난 정권(2012~2017년)에서 기업인 비중은 절반 정도였다.

매체는 홍콩 재계가 중국 중앙정부와도 유착했다고 전했다. 홍콩 상인, 은행, 재벌들이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병존 가능함을 보여달라는 중국 본토 관료들과 협력했다는 것이다.

홍콩 재벌들은 중국 정부로부터 투자 안정성과 더욱 큰 정치적 영향력을 부여받았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매체는 중국 정부 입장에서도 홍콩 인수 후 투자자 신뢰를 늘리기 위해 환경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홍콩중소기업총상회 차우 곽밍 회장은 홍콩 임대업자와 개발업자들만이 궁극적인 승자라고 비판했다. 홍콩에서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 및 명품 소매업체들 실적마저 비싼 임차료의 압박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라우시우카이 홍콩중문대 교수는 홍콩 억만장자들의 영향력 확대가 홍콩 내 소득 격차 확대와 부의 집중이란 결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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