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캘퍼스)과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 등 글로벌 연기금은 투자기업 가치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 가이드라인 제정을 앞두고 있는데, 해외 연기금과 같이 기업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 시스템을 갖출지 주목된다.

◇해외 연기금, 적극적 주주활동으로 자본 효율성 추구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캘퍼스는 의결권 행사를 통해 기업의 이사회 등 영업활동과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다.

캘퍼스는 적극적 주주권 행사가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하며, 지배구조 문제가 심각한 기업의 명단과 개선 사항 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포커스리스트 프로그램(Focus List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캘퍼스는 2004년 기업 실적과 지배구조 개선을 이유로 월트디즈니의 마이클 아이스너 회장의 퇴진을 이끌었고, 2011년에는 애플의 이사선임제도 개혁에 나섰다.

캘퍼스는 2015년 일본 기업을 상대로 사외이사 선임 비중 확대와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해 자본 효율성 강화 노력을 이어갔다.

CPPIB는 의결권 행사가 투자기업을 대상으로 전개하는 가장 효과적인 주주 활동이라는 판단하에 의결권 행사지침에 따라 독립적으로 의사결정한다.

지침에 근거해 외부 의결권 자문기관 등이 의견을 제시하고, 내부의 지속가능투자팀이 이를 고려해 추가적인 조사, 투자부서와의 면담, 다른 주주들과의 의사소통으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한다.

과도한 임원 보상과 장기 기업 성과와의 관련성 결여 안건, 무리한 지출이 예상되는 주주 보상계획 등에 반대 의결권을 던진다.

네덜란드 공적연금 운용공사(APG)는 기업지배구조체계 원칙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하며, 배제리스트를 공개하고 기업과의 대화를 지속해서 추진 중이다. 투자 기업에 기업가치 개선과 관련한 긍정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다른 연기금, 기관투자자들과 연대한다.

◇국민연금 주주활동 가이드라인 도입…주주권 행사 강화될까

국민연금은 지난해 7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고, 처음으로 한진칼을 대상으로 주주제안권을 행사하면서 경영 참여 주주권을 본격화했다.

국민연금은 의결권 반대 행사 비율도 늘리면서 과거의 주주총회 '거수기' 역할에서 탈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연금 의결권 반대 비율은 2015년 10.1%에서 꾸준하게 증가해 지난해 18.8%를 기록했으며, 올해 초부터 4월까지 주주총회 시즌에는 전체 안건의 20.4%에 반대했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지만, 의사결정에서 일관성이 없었고 절차가 미흡했다는 지적도 시장에서 나왔다.

국민연금은 이에 경영 참여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 로드맵 초안을 만들었고, 4일 공청회를 통한 의견 수렴 후 기금위서 최종안을 결정할 계획이다.

가이드라인 초안에는 주주권익을 침해하는 기업에 대한 매매 정지와 이사 해임 제안 등 강력한 주주권 행사 내용이 담겨 있으나, 국민연금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과도한 기업 간섭이라는 지적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연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와 주주권 행사는 당연하며, 해외 연기금들도 지배구조와 이사회 정책 개선 등 의결권 행사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kp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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