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공룡 포털' 네이버가 가파른 외연 확장 속에 IT업계의 '인력 블랙홀'이 되면서 공간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5년간 몸집을 두 배로 늘린 데 이어 인력도 계속 확충할 계획이어서 제3 사옥 마련까지 구상하고 있다.

28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분당에 짓고 있는 제2 사옥에 이어 지난해 약 2천억 원을 투자한 판교 알파돔시티 내 건물을 장기적으로 제3 사옥으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내년부터는 신입직원 공개채용도 진행해 '젊은 피'를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다지고 있다.

네이버가 제3 사옥으로 구상 중인 건물은 지난해 네이버가 투자한 판교역 주변 알파돔시티에 자리 잡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2월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출시한 사모펀드(PEF) 미래에셋맵스전문투자형 사모부동산투자신탁62호에 1천963억 원(지분 45.1%)을 출자했다.

네이버웹툰과 스노우, 네이버비즈니스 플랫폼 등 계열사 일부 직원은 이미 알파돔시티 내 알파돔타워33와 크래프톤타워(구 알파돔타워4) 사무실로 출퇴근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회사가 계속해서 성장하면서 인력이 늘어나고 있어 기존 업무 공간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현재 분당 본사 옆에 제2 사옥을 짓고 있지만, 회사 규모가 더욱 커지면 본사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알파돔시티 건물을 제3 사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네이버 사옥인 '그린팩토리'는 성남시 정자역 근처에 위치한 건물로, 지상 28층과 지하 7층 규모다.

네이버는 2010년 3월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자리를 옮겨 그린팩토리에 입주했으나 회사가 급성장을 거듭하며 기존 사옥에 모든 인력을 수용하기 어려워졌다.

NHN엔터테인먼트를 분리한 뒤 2014년 6월 기준 1천733명이던 네이버의 직원 수는 올해 6월 기준 3천507명으로 5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기술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로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등 신기술 분야에 주력하면서 관련 인력을 최근 1년여간 1천500명 채용하기도 했다.

이처럼 인력이 대폭 늘어나면서 네이버는 2016년부터 그린팩토리 옆에 지하 9층, 지상 29층 규모의 제2 사옥 설립을 추진해왔다.

제2 사옥 부지는 그린팩토리 연면적의 1.6배에 달하며 6천~7천명을 수용할 수 있다.

그러나 네이버웹툰·네이버파이낸셜을 비롯해 사내독립기업(CIC)의 분사가 이어지는 등 계속해서 외형 덩치가 커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네이버는 장기적으로 제3 사옥 설립까지 내다보게 됐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신입사원 공개채용도 검토하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들어 신입 채용을 늘려왔지만, 지금까지는 공채가 아닌 부서별 상시채용에 더 무게를 뒀다.

이마저도 네이버 전체 인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개발 직군을 제외하고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경향도 존재했다.

다만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젊은 피 수혈을 위해 신입 공채 확대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경력자 위주의 상시채용을 선호하는 ICT 업계에서 보기 드문 일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젊은 인력을 확충해 젊은이들의 취향을 따라가고 이용자들의 이용 패턴에 회사를 맞추기 위한 차원"이라며 "네이버의 브랜드가치를 제고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이 같은 행보가 구글이나 애플, 페이스북에 버금가는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외형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성숙 대표는 지난 3월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시장에서 해외기업과의 경쟁을 통해 성과를 내기 위해선 투자 기조가 불가피하다"면서 "이제부터는 네이버가 글로벌에서 성장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한 바 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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