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디플레이션은 아냐…연말 0%대 후반 회복"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를 가중시켰다.

이에 대해 통계청은 작년 농·축·수산물과 국제유가 등이 너무 높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로, 디플레이션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수요가 아닌 공급측면에서 저물가 원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19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2015년 100 기준)는 104.8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38% 하락했다.

지난 1월부터 7개월째 0%대를 보이다가 결국 마이너스로 전환한 셈이다. 이는 지난 1965년 1월 물가 통계를 작성하고서 처음이다. 기존 가장 낮았던 것은 외환위기(IMF) 직후인 1999년 2월의 0.2%였다.

8월 소비자물가는 공식적으로는 0.0%이긴 하다. 물가는 소수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8개월째 0%대를 이어가는 것이다.

8월 소비자물가는 금융시장의 기대치를 밑돈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달 28일 금융기관 10곳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국내외 금융 전문가는 상승률을 0.16% 수준으로 전망했다.

기본적으로 지난해보다 농산물가격이 큰 폭으로 낮아진 '기저효과'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농산물은 양호한 기상여건에 따른 생산량 증가로 가격이 하락했고, 지난해는 폭염 등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신선식품 지수는 13.9% 하락했다. 이 가운데 신선 어개 2.0%, 신선 채소는 17.9%, 신선과실 16.6% 떨어졌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는 데다 유류세 조치 인하 탓에 석유류의 가격이 내려간 것도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에 따라 농·축·수산물(-0.59%포인트)이 물가 하방압력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 석유류(-0.30%포인트), 집세(-0.02%포인트), 공공서비스(-0.01%포인트)도 물가를 떨어뜨리는 데 영향을 줬다.

반면, 개인 서비스(0.59%포인트), 석유류 외 공업제품(0.22%포인트), 전기ㆍ수도ㆍ가스(0.08%포인트)는 상방 압력을 줬다.

계절적 요인이나 국제 시세의 변동에 영향을 받는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0.9% 상승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따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의 상승 폭은 0.8%로 나타났다.

하락 품목 수는 전체 460개 품목 가운데 151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개 증가했으나 대부분 농·축·수산물(25→47개), 석유류 부문(1→5개)에서 크게 늘었다.

이런 이유로 이두원 과장은 "소비 부진도 일부 있다"면서도 "상품 및 서비스가격 전반의 지속적인 물가하락으로 정의되는 디플레이션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제유가, 원자재 하락이나 유통구조 혁신, 글로벌 경쟁 심화로 공산품 가격 등을 볼 때 전체적으로 우리나라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물가는 낮은 상태다"고 강조했다.

이 과장은 복지 등 정책적인 효과를 제외한 물가는 1%대 초반이라고 평가했다.

지출목적별로 보면 음식·숙박(1.7%), 주택·수도·전기·연료(1.2%), 교육(1.0%), 기타 상품·서비스(1.5%), 가정용품·가사서비스(1.9%), 보건(0.9%), 주류·담배(0.8%)는 상승했다.

의류·신발은 변동 없으며 오락·문화(-0.2%), 통신(-2.2%), 교통(-1.9%), 식료품·비주류 음료(-3.3%)는 하락했다.

지난해 8월과 9월, 10월의 농산물 가격이 높은 만큼 이와 같은 낮은 물가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과장은 "일단 농산물 가격 '기저효과'가 당분간 계속되는 데다 고등학교 3학년 무상교육도 시행할 예정"이라면서도 "9월 유류세 인하 조치가 종료되지만 당분간 2~3개월 정도 유지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기저효과가 작용하겠지만 올해 말에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저효과가 없어지면 다시 원래 물가 수준인 0%대 후반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부연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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