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자산관리 수수료 확보 필요"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국내 은행들과 높은 수익성을 올리고 있는 글로벌 은행을 비교했을 때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가장 큰 격차를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하반기부터 은행권 대출자산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자이익 중심의 수익구조 탈피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한 '주요 글로벌 은행들의 수익 및 비용 구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상위 80개 은행 가운데 3년 연속 높은 수익성을 기록한 은행은 11곳이다.

높은 수익성의 기준은 선진국 은행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신흥국 은행은 ROE 15% 이상으로 잡았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과 캐나다가 3개로 가장 많았고 호주 2개, 러시아 1개, 중국 1개, 브라질 1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국영은행과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른 은행을 제외하면 RBC, TD뱅크, 스코샤뱅크(이상 캐나다), 웰스 파고, US뱅코프(이상 미국), CBA, 웨스트팩(이상 호주) 등 7곳이 국내 은행과 비교집단으로 추려진다.

국내 은행의 경우 순이자마진(NIM) 하락에도 대출자산 확대에 힘입어 이자이익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점점 개선되는 추세다.

특히 부실채권(NPL) 비율은 신규 부실 감소로 지난 10년 중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고, 지속적인 대손충당금 환입으로 대손 비용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수익성 개선에도 국내 은행의 올해 상반기 기준 ROE는 8.64%로 수익성이 높은 글로벌 은행에 견줄 만한 수준은 아니다.





보고서는 ROE가 높은 글로벌 은행 7곳과 국내 은행을 비교했을 때 격차가 가장 크게 나타난 부문은 자산 대비 비이자이익(비이자이익률)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높은 수익성을 기록한 글로벌 은행들의 비이자이익률은 0.64~2.05%인 반면, 국내 은행 평균 비이자이익률은 0.23%에 그쳤다.

또 웰스 파고, RBC, TD뱅크는 전체 이익에서 비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43%, 54%, 42%에 달했지만 국내 은행의 비이자이익 비중은 12%에 불과했다.

이처럼 미국과 캐나다 은행들이 높은 ROE를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고객의 결제계좌나 카드 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상품군을 제안함으로써 의미 있는 규모의 자산관리 수수료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RBC와 웰스 파고의 수수료 수익 중 자산관리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3%와 49%로 높은 편이다.

웨스트팩, CBA 등 호주 은행들의 경우 철저한 리스크관리로 자산건전성을 꾸준히 개선해 자산 대비 대손 비용이 0.1%에 그칠 정도로 효율적인 비용구조를 갖고 있다.

김혜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하반기부터 경기 둔화와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대출자산 성장세가 대폭 둔화하고 NIM 하락도 가속화하면서 국내 은행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이자이익 중심의 수익구조 탈피를 위해서는 국내 은행들도 고객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자산관리 수수료 확보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경기 침체로 인한 자산 건전성 악화에 대비해 선제적인 리스크관리를 추진함으로써 대손 비용 상승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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