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년 전 오렌지라이프는 공모가 3만3천원에 기업공개(IPO)를 했다.

IPO에 앞서 우리사주조합에 2천억원이 넘는 물량을 배정했지만, 상당한 규모의 미배정 물량이 나왔다.

회사 측에서 최대 5억원의 대출금에 대해 3년간 이자를 대납하겠다고 독려에 나섰지만, 보험업황에 대한 불안감에 우리사주를 선택하지 않은 직원들이 많았다.

이후 증시 호황으로 오렌지라이프 주가는 2018년 2월 역대 최고치인 6만2천100원을 기록했다.

우리사주를 산 직원들은 '로또'에 당첨된 듯했다.

그러나 생명보험사 주가는 공모가를 넘지 못한다는 속설의 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달 19일 오렌지라이프 주가는 역대 최저치인 2만3천600원까지 곤두박질쳤다.

2010년 증시에 공모가 11만원으로 입성한 삼성생명은 지난달에 6만4천700원까지 하락했다.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한화생명 등 모두 공모가를 밑돌고 있는 것은 물론 지난달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특히 한화생명의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한화생명 주가는 공모가 8천200원보다 약 70% 급락한 2천445원에 머물고 있다.

생명보험사들은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가 부양에 나섰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한화생명 차남규 부회장과 여승주 사장은 올해 초 자사주 4만4천주와 2만주를 장내 매수한 데 이어 지난 7월에도 5만주와 3만주를 추가 매입했다.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미래에셋대우가 작년 말 144만주가량을 장내 매수했고 동양생명도 뤄젠룽 사장이 1만4천922주를 사들였다.

시장 포화와 저금리 및 자본규제 등 삼중고를 겪고 있는 보험사의 매력이 떨어지며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국내 24개 생명보험사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조1천28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2.4% 감소했다.

또한,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지급여력(RBC)비율 관리를 위해 자본확충도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저금리 장기화로 2000년대 초반까지 5~9%의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판매한 생보사들의 역마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험업황에 대한 악재가 겹치면서 재무적투자자(FI)와 분쟁을 겪고 있는 교보생명의 IPO는 더 힘들어질 전망이다.

FI들은 교보생명 최대 주주인 신창재 회장이 2011년 합의한 IPO 기한을 지키지 않았다며 지난해 10월 풋옵션 행사를 통보했다. 올해 3월에는 풋옵션 이행에 대해 중재 신청을 하면서 갈등은 이어지고 있다.

경영권 위기에 봉착한 교보생명의 IPO는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CEO의 자사주 매입 등 책임경영을 강화하면서 주가 부양에 나서고 있지만, 보험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며 "주주 친화적 배당정책을 유지하면서 수익성 개선 등 펀더멘털을 보여줘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자산운용부 이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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