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차등의결권을 도입한 나스닥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시장 평균의 4.5배에 달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4일 차등의결권을 도입한 미국 상장사 중 시가총액 2억 달러 이상인 기업 242개사를 분석한 결과 매출은 시장 평균의 1.6배, 영업이익은 1.7배, 고용은 1.3배였다고 밝혔다.

혁신 기업 중심의 나스닥 상장사 중 차등의결권을 도입한 110개 기업의 경우 매출은 나스닥 시장 평균의 2.9배, 영업이익은 4.5배, 고용은 1.8배에 달했다.

한경연은 "혁신 기술을 보유 기업에 차등의결권 제도 도입이 허용될 경우 안정적인 경영권 방어가 가능해 뛰어난 경영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차등의결권 도입 상장 기업 중 커뮤니케이션 산업 기업이 57개(23.5%)로 가장 많았고 정보기술 기업이 40개(16.5%)로 뒤를 이었다.

한경연은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할 경우 새로운 기술 개발을 위한 기업의 대규모 자금 조달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투자자의 경영 간섭을 배제하고 기업의 장기 전략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풀이했다.

커뮤니케이션 업종의 57개사를 중분류로 세분화하면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52개사) 기업이 가장 많았다.

대표기업으로는 구글 지주회사인 알파벳 등이 있었다.

정보기술 분야에서는 총 40개사 중 소프트웨어 서비스(32개사) 기업이 가장 많았고 기술 하드웨어 및 장비(7개사), 반도체 장비(1개사) 순으로 나타났다.

대표기업은 파일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드롭박스(Dropbox), IT 역사상 최대의 기업합병을 기록한 기업형 클라우드 델 테크널러지(Dell Technologies) 등이 있었다.

차등의결권을 도입한 242개 미국기업 중 184개사(76%)는 1주에 2개 이상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배수형 차등의결권 방식을 적용했다.

이어 무의결권 방식과 이사회 구성비 결정형 순으로 나타났다.

배수형 차등의결권 방식을 채택한 184개사 중 1주당 10개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기업이 전체의 82%인 151개로 가장 많았다.

또 1주당 2개에서 1만개의 의결권까지 다양한 개수의 의결권을 부여하고 있다.

버크셔 헤서웨이의 경우 일반주 대비 1만배에 이르는 차등의결권을 부여하는 주식의 36.5%를 최고경영자(CEO)인 워런 버핏이 소유하고 있었다.

배수형 차등의결권 주식의 평균 의결권 수는 1주당 66.4개였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우리 기업들이 경영권 방어에 집중하고 있을 때 글로벌 기업들은 혁신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알파벳이나 페이스북 같은 혁신기업의 성장 이면에는 차등의결권 제도 같은 경영권 방어장치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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