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5세대 이동통신(5G) 로봇으로 통신구 불을 끄거나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맨홀 침수를 막는 일이 현실화한다.

KT는 통신 인프라 구축·운용에 5G·AI·빅데이터 등 혁신 기술을 활용하겠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를 계기로 유선망 관리 체계가 한층 진화한 모양새다.

KT는 4일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에 위치한 'OSP 이노베이션센터'를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다.

외부 통신시설(OSP·Out Side Plant)은 기지국·서버 등 통신장비 이외에 통신구·통신주·맨홀과 같은 기본적인 통신 인프라를 말한다.

현재 KT가 운용·관리하는 전국 OSP는 통신구 230개(286km)와 통신주 464만개, 맨홀 79만개에 이른다.

이날 황창규 KT 회장은 OSP 혁신을 통해 아현지사 화재와 같은 사고 재발을 막겠다는 뜻을 밝혔다.

황 회장은 "다시 한번 아현지사 화재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KT는 견고한 5G 기술을 디딤돌로 삼아 무한한 가치를 창출하고 대한민국 변화를 주도해나가겠다. OSP 혁신 기술이 100% 완벽하다고는 말할 순 없지만 매일 더 완벽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작년 KT는 아현지사 화재로 위기를 맞았다.

당시 서대문구·마포구·용산구·은평구 등 4구의 통신이 일대 혼란을 빚었고, 통신구 화재로 영업 피해를 본 소상공인은 1만1천500명에 달했다.

이에 KT는 지난 3월 통신 재난대응계획을 수립하고 3년간 4천8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KT가 개발한 차세대 OSP 관리시스템 '아타카마(ATACAMA)'는 이러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아타카마는 통신 인프라의 설계부터 관제까지 기존에 7개로 분산됐던 업무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 관리할 수 있는 OSP 체계다.

아타카마를 적용하면 구간별 수동 설계에 약 100분이 걸리던 광 케이블 망 설계 작업이 5분으로 단축돼 생산성이 20배 정도 향상된다는 설명이다.

AI 자동설계로 시작점부터 종단까지 전 구간의 최적 루트 설계도 가능하다.

기존에 약 50분이 소요됐던 선로 개통 프로세스도 10분으로 5배가량 단축된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사장)은 "아타카마는 현재 개발이 완료됐고 충청 지역에서는 이미 시범 서비스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로봇으로 통신구 화재를 감지 및 진화하고 AI로 맨홀을 관리하는 'OSP 관리 혁신 솔루션'도 KT에서 새롭게 선보인 혁신안 중 하나다.

통신구 안에 화재가 발생할 경우 '화재감지 기술(CTTRS)'이 통신구 안 온도의 이상 변화를 감지하고 통신구에 설치된 5G 로봇이 통신구 상황을 파악하고 화재를 조기 진화하는 시스템이다.

이와 함께, 맨홀 관리에는 '침수감지 기술(MFRS)'이 적용된다.

MFRS를 이용하면 AI 기술을 활용해 맨홀의 침수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이어 5G 로봇 '빙수'가 해당 위치로 이동해 현장 작업을 수행한다.

통신주 관리의 경우 새롭게 개발한 '통신주 기울임 감지 기술(PTRS)'을 적용한다. 이를 통해 원격으로 통신주의 기울임을 탐지할 계획이다.

KT는 이 같은 기술에 대한 시험 단계를 거쳐 전국 현장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KT 관계자는 "통합관제 시스템인 아타카마는 9월 중순에, 화재진압 로봇 등은 2~3년 이내에 상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성목 사장은 "5G를 중심으로 펼쳐질 초연결사회를 누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통신 인프라의 근간인 OSP의 안정성이 높아져야 한다"면서 "KT는 OSP 이노베이션센터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통신 인프라의 신뢰성을 한 차원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ygju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2시 5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