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연기금이 지난달에만 2조5천억원에 가까운 코스피 주식을 사들여 '큰손'의 면모를 보여줬다.

연기금은 국내 주식 시장이 대외 충격으로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해, 외국인이 코스피 주식을 던지는 동안 저가 매수에 나서 지수 자체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달 2조4천908억원가량의 코스피 주식을 순매수했다.

연기금은 지난달 8일과 20일을 제외한 모든 거래일 동안 순매수 흐름을 보였고, 이달 4일까지 11일 연속 코스피를 순매수했다.

지난달 증권은 코스피를 6천867억원 순매도했고 보험과 투신은 각각 1천734억원, 1천965억원 순매수했으나 연기금 순매수 '스케일'에 압도당하는 모습이었다.

외국인은 지난달 총 2조2천974억원의 코스피를 팔아 주가를 끌어내렸으나, 연기금이 이보다 더 많은 금액을 매수해 주가를 방어하는 역할을 했다.

연기금은 일본의 수출 규제와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 가운데 주가가 급락했으나, 일시적 충격에 코스피가 저평가된 것으로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연기금뿐만 아니라 우정사업본부도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지난달 국내 주식 자금 집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피 하락에 따라 국민연금의 주식 평가 금액이 감소하고, 자산 내 국내 주식 비중이 줄자 목표 포트폴리오 비중을 맞추기 위해 주식을 사들였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민연금의 올해 상반기 전체 자산 대비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은 17.3%로, 올해 목표 비중인 18%에는 미치지 못한다. 상반기 기준 국민연금 국내 주식 투자금액은 약 120조원에 달한다.

연기금은 지난달 주로 코스피 ETF와 바이오, 배당주 중심으로 국내 주식을 매수했다. 지난달 연기금이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삼성전자며, 셀트리온과 현대차, KODEX200, KBSTAR200, SK텔레콤, KT&G 등이 순매수 'TOP10'에 위치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주식운용역은 "국내 주식 시장이 실제 가치보다 많이 떨어졌다고 보고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대외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금리 인하 등 정책 카드가 있어 코스피 반등 여력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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