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노요빈 기자 =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한국은행 기준금리의 실효하한을 1.0% 정도로 추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향후 실효하한이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8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이 공개되면 금통위가 생각하는 실효하한 수준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5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호주의 기준금리 추이, 잠재성장률 전망 등을 토대로 기준금리 실효하한을 약 1.0%로 추정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실효하한에 대한 개념을 어떻게 정하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시장에서는 일단 1.0%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주요국 중앙은행을 제외하면 호주중앙은행(RBA)이 기준금리를 1.0%로 낮췄다"며 "호주가 만약 금리를 0.75%까지 내린다면 시장은 호주 금리 움직임에서 힌트를 찾으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실효하한은) 결국 잠재성장률의 함수로 봐야한다"며 "잠재성장률 하락은 그만큼 실효하한이 낮아질 수 있는 배경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번보다 잠재성장률을 낮게 평가하고 있어 실효하한이 1.0%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 7월 밝힌 2019년~2020년 잠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정치는 2.5∼2.6%다. 기존 추계보다 0.1%포인트 정도 낮아진 수치다.

민간 연구기관인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2016~2020년 잠재성장률을 2.5%로 추정했다. 연구원은 잠재성장률이 2021~2025년에는 2% 초반, 이후에는 1%대로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실효하한의 정확한 수준이나 정의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8월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실효하한을 구체적으로 한 수준으로 특정해 말씀드릴 수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총재는 또 "통화정책이 거의 효력을 발효하지 못하는 시점을 실효하한으로 볼지, 아니면 한국과 같은 기축통화국이 아닌 나라에서 자본 유출을 촉발하는 시점을 볼지에 따라 실효하한 추정치는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시장은 한은의 모호한 입장에도 자본유출 시점을 기준으로 삼은 실효하한은 배제하는 분위기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두 개념 중에서 유동성함정 등 통화정책 효력이 없어지는 실효하한 수준이 더 중요할 것"이라며 "현재 자본유출 우려는 많이 없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는 17일 공개 예정인 8월 금통위 의사록에도 관심이 쏠린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이주열 총재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실효 하한을 언급했지만 지난번과 비교해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며 "다른 금통위원들이 금통위 의사록에 실효 하한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면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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