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서영태 기자 = 중국 인민은행이 환율제도 개혁을 계속 진행하는 가운데 지난달 때맞춰 '포치(破七·달러당 7위안)'를 허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3일(현지시간)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을 지낸 위 용딩(余永定) 박사는 프로젝트신디케이트 기고를 통해 지난 8월 초 인민은행이 중국 경제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포치를 용인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인민은행이 기존 환율제도의 '족쇄(shackles)'를 풀려고 수년간 계획해왔고, 언젠가는 결정적인 조처를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수년간 심리적으로 매우 중요한 숫자로 여겨진 '달러당 7위안'을 방어하는 데 주력해왔지만, 시장의 수급을 고려해 7위안을 허용해도 위안화에 대한 투매가 나오지 않을 시점을 눈여겨봤다는 것이다.

지난달 초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천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무역전쟁 격화 우려가 고조됐었다.

시장의 분위기가 악화한 가운데 인민은행은 지난달 5일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고시하면서 위안화를 떠받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위안화를 절상하지 않고 절하 고시했다.

위 박사는 인민은행의 도박이 지금까지는 성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중국 정책입안자들은 지나친 가치 하락을 여전히 우려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때문에 인민은행은 역외 중앙은행증권 발행과 역주기 요소를 사용해 위안화 가치가 지나치게 떨어지는 것을 막고 있다. 인민은행이 더 강한 위안화를 선호한다는 시그널을 보내려는 것이라고 위 박사는 부연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2015년 8월 위안화 절하 시점을 잘못 포착해 위안화 가치가 3일 만에 3% 하락하면서 급격한 자본유출이 발생하는 위기를 겪은 바 있다.

위 박사는 정책입안자들은 대체로 위안화가 상방 압력을 받든, 하방 압력을 받든 최대한 시장이 환율을 결정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이 교역상의 이점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위안화의 경쟁적 평가절하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의 교역 상대국에 불공정할 뿐 아니라, 중국 자신의 장기적 이익도 약화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배경을 전하며 위 박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건 명백히 잘못됐고, 환율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무지는 놀라울 정도로 믿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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