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한국은행의 10월 기준금리 인하가 전망되는데도 서울채권시장에서 단기물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기준금리가 1%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채권 가격에 반영했지만, 막상 1%까지 기준금리가 낮아지기엔 현실의 벽이 너무 높다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인식이다.

5일 서울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통화안정증권 1년물은 1.5bp 상승한 1.220%, 2년물은 1.3bp 높은 1.260%에 거래됐다. 대부분 구간에서 금리가 올랐지만 유독 1~2년 구간의 금리 상승 폭이 컸다.

채권시장은 단기물 금리 상승이 필연적이라고 언급한다. 시장의 기대는 이미 기준금리가 1%까지 낮아졌는데, 실제로 이 수준의 금리로 내려가는 시점은 빨라야 내년 하반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한은이 채권시장의 전망대로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인 1.25%가 된다.

세계 교역요건 악화에 국내 펀더멘털 악화가 불 보듯 뻔한 데다 대외 불확실성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 등을 이유로 금융시장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까지 내릴 수 있다고 진단한다.

문제는 금리 인하 시기다. 한은이 4분기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후 경제가 위기 상황까지 악화하지 않는다면 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볼 시간이 필요하다.

내년 1분기에 기준금리 인하가 없을 경우 추가 금리 인하 시기는 내년 하반기로 미뤄질 수밖에 없다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진단이다.

채권시장이 이렇게 전망하는 이유는 금통위원의 임기와도 연관이 있다. 이일형, 조동철, 고승범, 신인석 위원의 임기는 내년 4월 20일까지다. 내년 4월 통화정책방향 금통위는 9일에 열린다. 임기가 보름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내리고 떠나기에는 부담이 클 수 있다.

신임 금통위원이 임명된 후 기준금리를 변경하려면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매년 3, 6, 9, 12월에는 기준금리 결정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새 금통위원이 기준금리를 주도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시기는 빨라야 내년 7월이 된다.

현 금통위원들은 임명된 지 두 달만이었던 2016년 6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이었던 1.25%까지 인하했다.

사실상 1% 기준금리를 바라볼만한 시점이 내년 하반기로 미뤄지게 되면서 단기물 메리트는 크게 떨어졌다. 현재 잔존만기 1년짜리 채권을 매수할 경우 내년 하반기에는 해당 채권이 초단기 채권으로 바뀌면서 자본수익이나 캐리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10월 금리 인하는 더는 재료로 작용하지 않고, 내년 추가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의심이 단기물 약세로 연결되고 있다"며 "내년 초에 재정 집행을 지금처럼 한다면 재정 효과를 볼 수 있는 데다 금통위원이 4월 한꺼번에 바뀐다는 것도 하반기나 돼야 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채권 딜러는 "내년 4월 금통위원 교체로 금리 인하 시기가 뒤로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에 1년~1년 6개월 구간이 약하다"며 "그때 되면 해당 채권들이 초단기물이 되면서 메리트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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