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미·중 무역 협상 소식과 홍콩 및 영국에서의 불확실성 완화로 달러-원 환율 1,200원 선이 무너졌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장중 한때 전일대비 11.80원 내린 1,196.40원까지 급락했다.

두자리수 이상 급락하며 장중 한때 한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렸다.

장중 가격 기준으로 지난달 2일의 저점인 1,191.60원 이후 최저다.

달러-원은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의 공식 철회와 노딜 브렉시트 방지법안 가결, 미·중 무역 협상 재개 소식이 겹치며 대외 불확실성이 대폭 완화된 영향을 반영했다.

증시에서의 위험 선호 분위기도 무르익어 코스피가 장중 2,010선을 회복했다.

이제 서울환시의 관심은 달러-원이 1,200원 아래 레벨에서 하향 안정화될지 여부에 쏠린다.

외환딜러들은 달러-원의 중단기 흐름에 대해서 엇갈린 전망을 했다.

달러-원이 1,200원 아래로 레벨을 낮췄으나 심리에 따른 급격한 하락인 만큼 달러-원이 이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홍콩의 송환법이 철회됐으나 시위대가 요구하는 여타 4대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미·중 무역 협상 재개 소식도 협상 타결을 담보하지 못하는 만큼 이날 나온 재료가 대외적 리스크를 확실히 해소하지는 못했다는 지적이다.

A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이벤트로 인한 심리의 조정이 일시에 온 영향으로 달러-원이 급락한 상황으로 보인다"며 "미·중 무역 협상 타결, 홍콩의 지정학적 불안 등의 이슈가 본질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만큼 달러-원의 하향 안정화를 점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서울환시의 단기적인 심리는 숏이나, 악재 완화를 증명하는 실물 지표 등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추가 하락은 어려워 보인다"며 "우리나라 펀더멘털과 대외 악재 등 원화의 약세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B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도 "이날 달러-원의 하락 폭이 10원이 넘는 만큼 낙폭이 다소 과한 면이 있다"며 "저점 확인 후 다시 1,200원 선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1,200원 선이 달러-원의 단기 지지선이었는데 현재 상황이 과연 저항선으로 전환할 만큼의 변곡점이 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1,200원 아래가 하단이라는 인식에 저점 매수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달러-원의 반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C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오늘 달러-원이 급락하는 와중에도 저점 매수 수요가 꾸준히 들어왔다"며 "달러-위안 환율이 지지되면 달러-원도 1,200원선 위로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환시 심리가 숏으로 전환됐고 원화를 둘러싸고 있던 대외 불확실성을 대폭 완화하는 대형 호재가 연달아 나온 만큼 달러-원이 중단기적으로는 1,200원보다 낮은 레벨에서 하향 안정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분위기가 위험 선호로 급격히 반전된 상황에서 포지션 정리가 추가로 나와 낙폭을 키울 수 있다.

국내증시가 호조를 지속할 경우 달러-원은 추가적인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코스피에 대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레벨인 달러-원이 조정을 받을 수 있다.

이날 달러-원은 급락한 후 1,200원 부근에서 단기 저항에 부딪히며 1,200원을 재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D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는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는 (하향 안정화가) 충분히 가능하다"며 "1,200원 선이 계속 막히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롱스톱과 숏플레이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는 "달러-원은 당분간은 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본다"며 "리스크 온 분위기를 제대로 확인한 상황에서 증시가 추가로 상승하면 달러-원은 추가 하락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추석을 앞둔 상황도 변수로 주목된다.

연휴를 앞둔 달러 매도 물량이나 이월된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출회할 가능성이 있고 포지션 플레이가 제한돼 달러-원이 1,200원을 하회하는 박스권에서 거래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E 외국계 은행의 딜러는 "추석을 앞둔 만큼 추가적인 재료가 없으면 포지션을 쌓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당분간 1,180~1,200원 박스권에서 거래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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