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원화와 위안화의 '동행'이 멈춘 것일까. 아니면 일시적인 숨 고르기에 들어선 것일까.

6일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지난 4일을 기준으로 최근 1달 동안 달러-원과 달러-위안(CNY)의 상관계수는 0.22011로 나타났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두 화폐의 움직임이 같다는 것이고, -1은 역방향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최근 한 달만 놓고 보면 두 화폐에 동조 현상이 거의 희석된 셈이다.

기간을 2개월로 확대하면 0.83901, 3개월 0.87557, 6개월 0.91293, 12개월 0.59069 등 대체로 원화와 위안화는 '한배'를 탔다고 보는 게 옳다.

다만, 최근에는 그 흐름에 주춤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전의 행보와 다르다.

최근에도 몇 차례 위안화와 원화는 반대 방향을 보일 때가 있어 이전과는 확실하게 달라졌다는 게 외환시장 안팎의 평가다. 이런 현상은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으로 보인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최근 외환당국에 대한 경계감에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더라도 원화가 제한적으로 추종하기 시작했다"면서 "위안을 추종하는 롱 심리가 약해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최근 위안화 약세 관련, 외환시장 안팎에서는 외환당국이 시장의 기대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관리에 나섰다는 이야기도 있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지난 8월 5일 '포치(破七)'가 형성된 날에만 최소 10억달러 이상의 외환당국 물량이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후에 딜러 사이에서 공포감이 확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이라면 외환당국이 원화, 위안화 동조현상을 상당히 신경 쓰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평가했다.

앞으로의 관건은 미국과 중국의 관계다.

미ㆍ중 무역갈등이 소강상태를 보이지 않고 갈수록 심화한다면, 달러-원 수준이 다시 요동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달 5일 달러-위안은 7위안을 돌파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중이던 2008년 5월 이후 약 11년 만에 포치를 기록했다. 이후 상승세에 돌입하더니 현재는 달러-위안은 7.1위안을 웃도는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다.

오는 10월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이 재개되지만, 성사 가능성을 작게 보는 전망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중국과의 갈등을 유지해 내부를 결집하는 게 다가오는 재선에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시각이 있기 때문이다.

협상이 결렬되면 미국은 다시 중국을 상대로 관세 '폭탄'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크며, 이 경우 위안화는 더욱 약세를 보일 수 있다. 이 경우 위안화에 동조하던 원화가 전전(前前) 고점인 2016년 3월 4일 1,245.30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 연구원은 "달러-원 1,200원은 주 등락하던 환율 범위가 아니어서 전고점을 기준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2017년은 이미 뚫렸고, 이제는 2016년 1,245원 수준까지 봐야 한다"면서 "1,220원 억제선인 만큼 이 수준이 뚫리면 (미ㆍ중 무역 갈등 심화 시) 1,245원까지는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물론, 외환당국이 원화와 위안화의 과도한 동조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보이는 만큼 확대 폭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달러-원의 수준이 외국인 투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외환당국이 전전 고점까지 상승하도록 그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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