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지난 14개월 동안 이어진 미·중 무역전쟁보다 중국 내부적 요인이 중국의 경기 둔화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중국 전문가들이 진단했다.

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중 관계 전문가들은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무역전쟁이 중국 경제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권력이 위협받으려면 상당한 경제적 충격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중국의 막대한 부채 등이 중국의 근본적인 문제라면서 중국 정부가 장기 경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더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청문회는 미국과 중국이 10월초 워싱턴에서 고위급 무역 회담을 여는 데 합의했다고 밝히기 수시간 전 진행된 것으로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의 연례 심사로 전문가들은 서면 증언하거나 구두 발언을 했다.

캘리포니아샌디에이고대학의 빅터 시 교수는 무역전쟁이 경기 둔화에 어떻게 대응할지와 관련해 중국 내 정책입안자들의 분열을 초래하는 데는 성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관리들은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적인 부양책을 내놓을지 아니면 악성부채 감축 등 시장 기반 개혁을 지속할지 엇갈린 의견을 보이고 있다.

시 교수는 무역전쟁이 진행되는 가운데 경제적 손실이 가중됨에 따라 공산당 내에서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이 모습을 드러내 시 주석에 부양책 확대를 압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시 주석의 권력을 위협하는 데는 실로 엄청난 경제적 충격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대규모 국내 부채나 미국과의 무역갈등은 중국 경제에 대한 국가개입을 확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싱크탱크 트리비움 차이나의 앤드류 폴크 공동 창업자는 무역전쟁이 이어지면서 교역과 경제 심리, 투자, 기술적 채널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중국의 중기 성장 전망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폴크 창업자는 관세 때문에 중국 기업들의 가격 결정 권한이 약해졌지만 '위안화의 무기화'를 통해 이같은 손실을 상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기업들에는 무역 긴장이 매우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며 지난 1년 동안 중국 수출을 억제했겠지만, 중국의 주기적 경기 둔화는 거의 전적으로 국내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외교협회의 엘리자베스 이코노미는 양국의 관세 부과로 중국의 정책입안자들이 "구조적 경제 개혁보다는 불을 끄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추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들 전문가는 미국 정책담당자들에게 무역전쟁을 고조 시켜 중국 정부에 영향을 미치려 하기보다는 미국의 경제적 견조함을 제고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을 권고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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