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이일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구조적 선순환 약화는 구조개혁을 통해서만 수요 진작을 도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구조적 선순환 악화를 벗어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경기적 대응을 강화할 필요가 있지만, 근본 해결이 없다면 사회적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일형 위원은 6일 한은 금요강좌 800회 기념 특강에서 '글로벌 시장의 변화와 한국 경제의 과제'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이 위원은 우리 경제 성장 기조가 지속해서 약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출 중심의 성장을 이어오다가 글로벌 역풍을 맞이한 데다 여러 내생적 문제들이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또, 지난 20년간 세계화가 빠르게 진전되면서 세계 경제에 나타난 큰 변화 중 하나로 '구조적인 소득·투자의 선순환 약화'를 언급했다.

공급 측면에서 자본 및 노동시장 통합으로 효율성은 높아졌지만, 그 과정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일부 기업과 노동력이 부각되고 나머지는 소외되는 양극화가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이런 양극화로 선진국의 중간 계층이 축소되어 총수요가 둔화하고 투자가 위축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외 환경의 빠른 변화와 민첩한 대응을 저해하는 규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 ▲노동 인구 고령화와 맞물린 높아진 경제활동 진입장벽 ▲소득과 부의 양극화 ▲고령화 준비 부족과 불확실성 증대 등을 소비와 경제 활동 위축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이런 구조적 선순환 약화는 일반적인 경기변동과 다르기 때문에 구조개혁을 통해서만 수요진작을 도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경제가 구조적 선순환 약화에서 벗어나기 위한 근본적 방안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상품시장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산업별 진입장벽을 철폐하고 시장 경쟁력만으로 성공할 수 있는 공정한 플랫폼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으로 이루어지는 거시경제정책은 변동성을 축소하는 게 정책의 목적이다"며 "변동성 축소를 통해 리스크 프리미엄을 줄이고 경제활동의 리스크를 줄이는 게 목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면 경기 변동성에서 추세가 떨어질 경우 (정책당국이) 가만히 있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변동성에 대응을 해야 하지만 왜 그런지를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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