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영역에서 더 깊게 내리는 것은 언제나 고려하고 있는 선택지 중 하나라고 밝혔다.

구로다 총재는 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전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이 점증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달 초 발표된 7월 금융정책 결정회의 의사록에서 일본은행 정책위원들은 필요할 경우 선제적인 통화 완화에 나설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구로다 총재는 현재로선 그와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할 만큼 상황이 악화하진 않았다면서도 "해외 경제여건, 특히 무역전쟁과 관련한 예측 불가능성에 비춰보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로다 총재는 미국 경제가 심각한 침체로 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지만 글로벌 경기는 둔화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과 유럽에서 그런 추세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의 둔화세가 "더 악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은행은 경기가 더 악화할 경우를 대비해 네 가지 옵션을 갖추고 있다. 단기 정책금리 인하와 장기금리 목표치 하향, 자산매입 규모 확대, 본원통화 확장 가속화 등이다.

구로다 총재는 "우리는 이들 조치를 조합하거나 더 개선된 방안을 내놓는 것을 포함해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0.1%인 금리를 추가로 더 내리기는 쉽지 않은 과제다. 기준금리가 더 내려가면 지금도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금융기관들이 더 큰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구로다 총재는 기준금리 추가 인하는 발동 가능한 옵션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현재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일본은행의 수익률 곡선 통제 목표치인 '제로 부근'에서 살짝 벗어난 상황이다.

일본은행은 '0% 위아래로 20bp 수준'까지는 용인한다는 입장인데 이번 주 발행된 10년물 금리는 -0.295%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3년 이상의 기간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구로다 총재는 당장은 현 상황을 받아들일 것이라면서도 관용에는 한계가 있다며 "전혀 억제하지 않는다면 '제로 부근'이라는 금리 목표치는 의미가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20~30년물 국채의 수익률이 "조금 지나치게 떨어진 것 같다"며 "이 때문에 생명보험사와 연기금의 수익이 상당히 하락했고 이는 소비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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