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스타벅스코리아가 올해 배당을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는 올해 배당금을 지난해 400억원에서 최대 1천억원까지 늘리는 것을 두고 논의 중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2017년 차입금을 모두 상환한 이후 무차입 경영을 이어오고 있는 데다 올해도 실적 호조로 경영 안정화가 충분히 이뤄졌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지난해보다 두 배가량 늘리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1999년 이마트와 미국의 스타벅스커피인터내셔널이 50대 50의 지분율로 세운 합작법인이다.

스타벅스는 2005년 60억원, 2007년 20억원, 2009년 20억원, 2010년 30억원 이후 배당을 하지 않다가 지난해 8년 만에 배당을 재개하고 이마트와 미국 본사에 각각 200억원씩 배당했다.

지난해 스타벅스는 매출액 1조5천224억원, 영업이익 1천428억원, 당기순이익 1천120억원을 올렸다. 신세계그룹에서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에 이어 매출액 규모가 세 번째로 크다.

올 상반기에도 매출액 8천877억원, 영업이익 747억원으로 국내 진출 이후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2010년 326개였던 매장 수는 1천300개를 돌파했으며, 올해 매출액은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스타벅스가 배당을 대폭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은 이마트의 실적 부진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마트는 올 2분기 연결기준 299억원 영업손실을 보며 창사 이레 첫 적자를 기록했다.

소비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겨가는 유통 패러다임 변화를 겪고 있는 데다 최근 주력한 새벽 배송, 트레이더스, 이마트24 등 연간 투자 비용이 1조원 이상 소요되면서 구조적인 부진에 빠졌다.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이 잇따라 신용등급과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하고, 주가가 사상 최저치로 밀려나자 이마트는 최근 대규모 자사주 매입과 1조원 규모의 자산 유동화 방안도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세계그룹이 알짜 계열사로 거듭난 스타벅스의 지분 활용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가 한국에서 자리 잡을 때까지 배당 대신 투자를 선택, 지금의 안정화를 이룬 만큼 이제는 어려워진 이마트를 도울 능력과 시기가 됐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호텔, 신세계푸드, 이마트24 등 종속 기업들이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는 곳이 스타벅스다"면서 "이마트의 사정이 더 어려워진다면 신세계가 배당 확대를 넘어 지분 매각 등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가진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50%의 가치는 1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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