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이번 주(9~13일) 외환시장의 관심은 단연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한주가량 앞두고 나오는 이번 회의는 유로-달러의 향방을 가늠할 주요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지난 6일 달러-엔 환율은 106.880엔으로 거래를 마쳐 한 주간 0.60% 올랐고, 유로-엔 환율은 117.92엔으로 1% 올랐다. 유로-달러 환율은 1.10290달러로 0.36% 상승했다.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이 10월에 재개될 것이라는 소식에 위험 선호 심리가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주 발표된 8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13만명으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로 인해 9월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25bp 내릴 가능성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경기 확장을 위해 적절하게 행동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해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공격적으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줄어들었다.

달러화는 고용지표 부진과 파월 발언에 하락세를 보였다.

이번 주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12일)와 소매판매(13일)가 달러화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긍정적으로 나올 경우 경기침체 우려가 줄어들겠지만, 보험성 인하 정당성을 억제할 수준을 아닐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8월 소매판매가 7월 전월 대비 0.7% 증가에서 0.2% 증가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시장은 12일 예정된 ECB 정례통화정책 회의로 유로화 하락 압력이 커질 경우 달러화가 반등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전문가들은 ECB가 이번 회의에서 예금금리를 10bp 추가 인하하고, 포워드 가이던스를 수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이르면 이달에 발표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단스케 은행은 ECB가 예금금리를 20bp까지 인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매달 450~600억유로 규모의 자산매입프로그램을 1년간 시행하겠다는 내용이 발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ECB가 이달 회의에서 예금금리의 10bp 인하하고, 포워드 가이던스를 '내년 상반기까지' 저금리를 유지한다는 표현을 '내년 하반기까지'로 수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2년간 매달 300억달러 규모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방안은 10월에나 발표될 것으로 전망했다.

ECB가 예금금리 10bp 인하에 그치지 않고, 동시다발적 부양책을 일제히 발표하는 바주카포를 쏠 경우 유로화는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예상보다 ECB의 부양책 규모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올 경우 오히려 시장은 실망해 유로화가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고용지표 부진에 달러화의 하락 압력이 큰 상황에서 ECB의 기대 이하 부양책은 유로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하와 미·중 무역 협상 기대 등으로 이번 주 위험 선호 심리가 확대될 것이라는 점도 유로화에 긍정적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은행권의 지준율을 오는 16일부터 0.5%포인트 낮춘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중국이 전면적 지준율 인하를 시행한 것은 1월 이후 처음이다.

한편, 영국의 브렉시트 우려는 일단락됐으나 보리스 존슨 총리가 유럽연합(EU)에 브렉시트 연기를 절대 요청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파운드화 반등은 제한되고 있다.

브렉시트 3개월 연기를 골자로 한 노딜 브렉시트 방지 법안이 하원에 이어 상원마저 통과하면서 파운드화는 지난주 달러화에 1%가량 올랐다.

파운드화는 노딜 브렉시트 우려로 올해 3월 13일 1.33810달러에서 지난 9월 3일까지 1.19570달러로 하락해 6개월간 10%가량 하락했다.

파운드화가 브렉시트 우려를 극복하고 반등할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존슨 총리는 10월 15일 총선 개최를 위한 동의안을 9일 표결에 부칠 예정이지만, 하원을 통과할 가능성은 작다.

다만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파운드화의 반등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ysy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7시 2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