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9일 중국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에 주목하며 달러-원이 얼마나 더 하락할 수 있을지에 주목했다.

미국의 고용지표는 시장의 예상에 못 미쳤지만 세부 항목에서 호조를 보였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연설도 기존 입장의 반복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이날 달러-원 환율이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을 반영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1,180원 아래로 내려서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6일 대출과 경제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오는 16일부터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낮춘다고 밝혔다.

소규모 은행의 지준율도 오는 10월과 11월에 걸쳐 1%포인트 추가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인민은행의 부양책을 시장이 어느 정도 기대하고 있었음에도 중국의 지준율 인하 소식은 미·중 무역 협상 기대와 더불어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강화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달러당 7.15위안에서 7.10위안 수준까지 하락했고 이와 더불어 아시아 통화 등 위험통화가 강세를 보였다.

A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는 "중국 지준율 인하로 리스크 온 분위기라 주식이 좋을 것 같다"며 "환율도 이번 주 추석 연휴를 앞두고 오퍼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밤사이 NDF 시장에서 1,189원이 지지되고 위안화도 다음 타깃인 7.10위안까지 내려왔다"며 "아시아 시장에서는 하락 시도를 하겠지만, 생각보다 많이 안 밀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주말 미국은 8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를 발표했지만, 13만 명 증가에 그치며 시장 예상 수준인 15만 명 증가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8월 실업률은 3.7%를 유지했고 시간당 임금 증가율은 전년 동기대비 3.2%, 전월 대비 0.39%를 나타내며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파월 의장도 "경기 확장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며 이달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기존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평가다.

B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파월 발언은 원론적인 수준이었고, 고용지표는 예상보다 안 좋긴 했지만, 전체적인 틀에서 괜찮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확 커지지는 않을 것이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고용은 여전히 견조한 점은 오히려 주식시장에 긍정적 재료"라며 "달러-원 환율 상단을 막아줄 수 있는 재료로 본다"고 덧붙였다.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고용지표와 원론적인 수준의 파월 발언이 달러화 약세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진단도 나왔다.

C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파월 발언은 예상대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고 고용지표도 임금상승이나 노동 참여율 등 세부 지표가 나쁘지 않았다"며 "고용지표 부진을 이유로 달러화 하락에 베팅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전히 시장의 관심은 미·중 무역 협상이고 국내에는 달러 고점에 대한 피로와 중국 지준율 인하 뉴스에 심리가 달러-원 하락으로 가고 있다"며 "1,190원대 지지력을 확인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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