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유럽의 대다수 채권이 마이너스 금리임에도 미국 투자자들이 유럽 채권을 매수하는 것은 미국과의 금리 차가 비정상적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투자자들은 환 헤지 방법을 통해 마이너스 금리인 유럽의 채권을 매수해 플러스 수익을 내고 있다.

도이체방크 증권에 따르면 전 세계 마이너스 금리인 채권 규모는 16조달러를 웃도는 수준으로 이중 대다수는 유럽에서 발행된 채권들이다.

유럽 채권 대다수를 보유한 투자자는 유럽의 연기금이나 보험사지만, 미국 투자자들 역시 환 헤지를 활용해 마이너스 금리인 유럽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이들의 투자 방식은 이렇다.

투자자들은 독일 10년물 국채를 매수하려면 유로를 사용해야 한다. 독일 국채 금리는 현재 -0.64% 수준이라 해당 채권을 3개월간 보유하면 돈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3개월 뒤에 유로를 달러로 교환하는 선물환 계약을 은행과 체결해두면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 선물환은 미국과 유럽의 단기금리 차에 따라 결정된다.

현재 기준으로 유로당 1.1032달러에서 투자자들이 100달러를 90.64유로로 교환해 연수익률 -0.64%인 10년물 독일 국채를 살 경우를 예로 들어 보자.

3개월 뒤 해당 국채 가격이 그대로라고 가정하면 투자자의 손에는 90.50유로만이 남게 된다.

하지만 3개월 뒤 유로를 미리 정해진 가격인 유로당 1.1111달러에 교환할 경우 투자자는 100.55달러를 손에 쥘 수 있게 된다. 수익률은 연율 2.2%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인 1.6%를 웃돈다.

얼라이언스 번스타인의 거숀 디슨펠드 하이일드 채권 부문 담당은 "이는 약간 역설적이긴 하지만, 이러한 전략이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략은 유럽 국채 가격이 미 국채 대비 오르거나, 현 상태를 유지하는 등 적어도 떨어지지 않아야 수익을 낼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러한 전략이 모든 펀드매니저들에게 호응을 받는 것은 아니다. 또 미국 채권이 유럽 채권 대비 더 빠르게 오를 경우 미 국채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실제 올해 미국 국채 가격은 독일 국채 대비 더 빠르게 올랐다. 이에 따라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는 더 빠르게 하락했다.

이는 미 국채 금리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준이었던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유럽중앙은행(ECB)보다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더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마이너스 금리인 채권을 매수해 헤지해둔 야누스 핸더슨의 존 파툴로 채권 전략 헤드는 이러한 전략이 전 세계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상황에서 수익을 촉진하는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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