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분쟁으로 중국 및 아시아발 경제위기 가능성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지난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한국은 디플레이션이 우리 경제구조에 나타나는 걸 막아야 하기 때문에, 과감하고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9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 성과공유 콘퍼런스'에서 "일본이 과거 디플레이션에 빠졌다는 것을 약간은 보여줬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은 지난 8월 사상 처음으로 -0.04%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보였다. 이에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크루그먼 교수는 한국에 대해 "재정적으로 봤을 때 어느 정도 경기 부양, 확장적으로 기조를 잡을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있다고 본다"며 "어느 정도 예산이나 국가재무구조가 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를 밑돌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개인적으로) 전망치가 없다. 미국도 마찬가지"라면서 "경제성장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은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적으로 국제교역관계에서 부정적 요소, 간접적으로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고, 어떻게 투자할지를 모른다"고 설명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합리적인 기업이라는 오히려 지금 투자를 보류하자고 결정하는 게 당연하다"면서 "이런 상황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데 모든 국가에서 자본 지출이 상당히 약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는 향후 상황을 볼 때 정부가 정책적으로 개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앞으로 글로벌 밸류체인(GVC)이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종말이 온다고 예측하는 건 아니다"면서도 "어느 저도 한계에 부딪힐 것이고 여러 무역분쟁, 경쟁이 최대로 크게 벌어진다면 당연히 완전히 파괴될 가능성도 물론 있다. 어느 정도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대해서는 "최대한 GVC의 일원으로 남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상황이 악화한다면 어떻게 하느냐에 대한 좋은 답을 가진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블록이든 중국이 주도하는 블록이든 들어가서 글로벌 공급망을 활용해 일원으로 남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한국도 어느 정도 손해를 입겠지만 이 방법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역분쟁에 따라 중국이나 아시아발(發) 경제위기 가능성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무엇보다 중국이 우려를 주는 요소인데, 투자와 소비도 그렇고 무엇보다도 신용을 통해 경제성장을 드라이브해왔다는 데 불안감이 있다"며 "어떤 티핑 포인트에 이르러 위기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 개입을 해서 경기가 불안해지는 것을 막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언젠가는 그러한 것들이 소진돼 나빠지는 티핑 포인트가 오지 않을까"고 평가했다.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 "일본이 조금 이상하게 행동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한국은 스스로 보호하는 조처를 해야 한다. 문제가 빨리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는 "많이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것은 부정적인 다운사이드 리스크는 별로 없다"면서 "최저임금을 어느 정도 인상하는 것은 경제에 좋은 효과가 있다는 걸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어느 정도 최저임금을 올리는 게 소비자지출을 더 많이 하게 한다"며 "다만, 어느 정도 도움이 되나 지금처럼 세계경기 전망이 어두워지는 시기에는 정부 예산, 공공 지출이 늘어나고 재정 확대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게 훨씬 더 큰 효과를 본다"고 조언했다.

jwchoi@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7시 3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