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4분기에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내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채권시장은 한은이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두 차례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면 내년 상반기의 인하 여부는 불확실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0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한 30개 반도체 업체를 추종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난 한달간 바닥을 다진 뒤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9일 종가는 1,576.39로 지난 5월 저점 대비 약 21% 올랐다.

신한금융투자는 반도체 공급업체들이 미·중 무역분쟁 등에 대응해 수요를 보수적으로 전망하면서 4분기에는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나성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반도체 공급 제약이 일어나고 있고, 이런 패턴이 진행된다면 향후 업황 개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지금 당장 회복세에 진입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영향도 현재로서는 미미한 수준이다.

나 연구원은 "불화수소 등 화이트리스트 품목들에 대해 (일본 정부의) 수출허가가 났다"며 "일본 수출 규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 업황이 반등하면 전반적인 국내 경기도 개선될 수 있다. 채권시장에는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없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4분기에 반도체 경기가 반등한다는 것이 시장 컨센서스"라며 "이번 조정에서 이를 어느 정도 반영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8월 19일 1.093%까지 내려갔다가 지난 9일 1.235%까지 상승했다. 기준금리 2회 인하를 반영했던 시장금리가 1회 인하로 전망을 수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경기 개선 가능성은 내년 상반기 4명의 금통위원의 임기가 끝나는 점과 함께 시장에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채권 운용역은 "금통위원 교체 등 어수선한 상황에서 경기가 반등하게 된다면 추가 인하가 없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이 반등하면 한은도 조금 더 지켜보자는 시각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기준금리를 두 번 내릴 것을 한 번만 내리는 정도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안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글로벌 무역량이 크게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반도체 회복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시장 전반적으로) 지켜보자는 시각인 듯하다"고 덧붙였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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